ICT·바이오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무엇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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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무엇이 다를까

등록 2026.02.15 17:06

현정인

  기자

식욕·포만감 관여 호르몬 작용 동일···접근 방식 차이포만 신호 강화하며 부작용 관찰돼···단계적 증량 중요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그래서 뭐가 더 많이 빠지나요?"

비만치료제를 두고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감량 수치만으로 비만치료제를 비교하는 건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비만치료제로 묶이지만, 작용하는 호르몬과 기전, 체감 방식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비만치료제의 대표적인 약물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젭바운드)'가 꼽힙니다. 두 약 모두 식욕과 포만감에 관여하는 호르몬 신호에 작용한다는 것은 같지만, 접근 방식은 다소 다릅니다.

먼저 출시된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라는 성분으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이라고 불리는 GLP-1 수용체에 작용합니다. GLP-1은 장 내 세포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으로, 식사 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배출을 늦추는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뇌의 식욕 조절 중추에 신호를 보내 '이제 충분하다'는 포만감을 강화시키죠.

식욕과 체중조절 기전에 가장 중요한 뇌의 부위는 시상하부로 알려져 있습니다. GLP-1 수용체는 시상하부를 비롯한 뇌의 여러 영역에 발현하는 구조로, GLP-1은 시상하부나 신경세포를 직접적으로 활성화하거나 간접적으로 억제해 음식 섭취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이전보다 적은 양을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느끼고, 전체 섭취 열량이 줄어들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임상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의학 학술지 NEJM에 따르면 성인 비만 환자 1961명에게 68주간 위고비를 투여한 결과 평균 체중이 약 14.9% 감소했습니다. 위약군, 즉 위고비를 투여하지 않은 집단의 평균 감소율이 2.4%였던 점을 감안하면 차이는 분명합니다. 투여군의 86.4%가 체중 5% 이상 감량했으며 절반 정도는 체중의 15% 이상 감량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후발주자인 젭바운드는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비만치료제입니다. 동일 성분이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라는 이름으로 먼저 출시됐으며, 비만 적응증으로 허가 받은 제품명이 젭바운드입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마운자로로 판매되고 있죠.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에 더해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 수용체까지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기전 약물입니다. GIP 역시 인크레틴 호르몬으로, 십이지장에서 분비돼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합니다. 또한 지방 세포에서 지단백 리파아제 활성을 자극하는 등 지방산 대사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GLP-1과 GIP를 이중으로 자극하면 식욕 조절뿐만 아니라 대사 경로 전반에 보다 넓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비당뇨 성인 환자 2539명을 대상으로 72주간 진행된 임상 결과 젭바운드는 용량에 따라 평균 15.0%(5mg), 19.5%(10mg), 20.9%(15mg)의 체중 감소를 보였습니다. 15mg 투여군에서는 평균 약 23.6kg 감량이 보고됐습니다. 위약군의 평균 감소율은 3.1%였습니다. 15mg 기준으로 91%가 체중의 5% 이상 감량에 성공했고, 57%는 20% 이상 감량에 도달했습니다.

단순 수치를 놓고 보면 이중 기전 약물이 더 높은 평균 감량 효과를 보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인별 체질과 생활 패턴 등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평균값이 개인의 결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결국 효과만큼 중요한 것은 투여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체 반응입니다. 두 약물 모두 GLP-1 작용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위장관계 부작용은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GLP-1은 위 배출 속도를 늦추고 포만 신호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음식이 위에 오래 머물면서 메스꺼움이나 더부룩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구토나 설사, 변비, 복부 불편감 등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다만 이러한 증상은 대개 치료 초기나 용량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두드러지며, 시간이 지나면서 신체가 적응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입니다. 용량을 천천히 증량할 것을 권유하는 이유도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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