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등 신호 불균형이 체중 감량을 방해"비만, 개인 생활습관으로 설명하기 어려워"
오랫동안 다이어트는 '의지력'의 문제로 설명돼 왔습니다. 식사량을 줄이고 배고픔을 참고, 즉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면 실패로 간주됐죠. 그런데 같은 조건에서도 어떤 사람은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어떤 사람은 끝까지 먹어야 멈출 수 있다는 건 왜 그런 걸까요?
최근에는 이런 차이가 개인의 성격이나 생활습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배고픔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몸속 신호 체계, 즉 여러 호르몬의 작용과 관련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배고픔과 배부름이 의지의 산물이기보다 뇌와 위장, 그리고 장에서 오가는 신호의 결과에 가깝다는 설명입니다.
배고픔을 참는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장면일 것입니다. 처음 며칠은 어떻게든 버티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배고픔이 유난히 크게 느껴지고 음식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죠. 이 과정에서 스스로를 탓하게 되는 경우가 상당한데, 전문가들은 이런 반응이 의지력 부족이라기보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더 가깝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식욕 조절은 여러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체중과 비만 집단을 관찰한 연구에서는 배고픔과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신호 사이의 균형이 쉽게 흐트러지는 경향이 확인되기도 합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더 자주 배고픔을 느끼거나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런 경우 '참아야 한다'는 다이어트는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비만 치료 접근에서도 드러납니다. 과거 다이어트가 '먹는 양을 줄이는 것'에 집중했다면, 최근 다이어트는 배고픔과 포만감을 느끼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배가 고프다는 신호가 얼마나 강하게 오는지, 이제 충분하다는 신호가 얼마나 빠르게 전달되는지에 따라 같은 식사도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이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주목받는 위고비, 마운자로, 젭바운드 등의 비만치료제입니다. 지방을 직접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뇌와 위장에 작용하는 호르몬을 통해 배부르다는 신호를 강화하는 접근입니다. 다이어트 실패를 개인의 나태함이나 자기관리 부족으로만 돌리던 시선이 흔들리기 시작한 배경이기도 하죠.
전세계적으로 비만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만은 더 이상 개인의 생활습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의지력의 시험으로만 바라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몸이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를 이해하려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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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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