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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하나금융, 10년 만에 수장 교체···키워드는 디지털 전환·ESG 경영

금융 은행 함영주 시대

하나금융, 10년 만에 수장 교체···키워드는 디지털 전환·ESG 경영

등록 2022.03.25 16:49

임정혁

  기자

앞으로 3년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시대"2030년 최고 금융그룹" 목표 위한 신호탄'외유내강' 꼽히는 함 회장 향한 기대감 '솔솔'생존 위한 '디지털 전환'···신뢰 위한 'ESG' 주목

하나금융, 10년 만에 수장 교체···키워드는 디지털 전환·ESG 경영 기사의 사진

하나금융이 10년 만에 회장 교체로 디지털 전환 속도전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차기 수장에 오른 함영주 회장은 하나금융 디지털 전환 상징과도 같은 청라 이전 연착륙을 지휘하면서 주특기를 살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라는 교두보를 세울 전망이다.

25일 오전 하나금융지주는 서울 명동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함영주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로써 함 신임 회장은 이날부로 임기를 마친 김정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앞으로 3년 간 하나금융을 이끈다.

함 회장은 지난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후 2019년 3월까지 초대 행장을 맡으며 새로운 하나은행 출범을 지휘한 경험이 있다. 이후 하나은행을 순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시켰고 2016년부터 하나금융지주 사내이사를 맡아 경영 수업을 차근차근 이수했다.

특히 2019년 하나금융 부회장에 오른 뒤부터는 ESG 총괄에 주력하며 시대의 화두가 된 'ESG 경영'에 전문성을 키웠다. 앞서 하나금융 회추위도 이런 점에 주목해 "하나금융그룹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성과를 냈으며 조직운영 면에서도 원만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보였다"면서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함 회장을 평가했다.

하나금융은 당장 2030년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거듭난다는 계획 아래 플랫폼 금융, 글로벌 금융, ESG 금융을 3갈래의 경영 전략으로 내걸었다. 특히 플랫폼 금융 전략은 디지털 금융 시대를 맞아 전통 금융사가 사활을 걸어야 하는 영역으로 분류돼 사실상 시작이자 마침표로 거론된다.

함 회장을 따라다니는 '고졸 신화' 수식어 만큼이나 하나금융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화두 앞에서 다시 한 번 그의 '외유내강'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함 회장은 충남 부여 출신으로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상고(강경상고)에 진학해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하지만 주경야독의 끈을 놓지 않으며 단국대 회계학과에 진학하는 등 배움을 멈추지 않고 끊임 없이 꿈을 키워나갔다. 금융권에선 일찌감치 함 부회장을 '남 앞에 나서는 것은 수줍어하하지만 끈기만큼은 자타공인 최고'라고 추켜세울 정도로 속으로 강한 인물로 높게 평가했다.

당장 함영주 회장 앞에 놓인 숙제는 지난달 15일 첫 삽을 뜬 인천 서구 청라의 '하나드림타운 3단계 조성사업' 추진이 꼽힌다. 이는 2025년까지 하나금융이 그룹 헤드쿼터를 이곳에 건립해 입주한다는 목표다. 단순 본점 이전이 아닌 그룹 모든 IT 인프라가 한데 모여 디지털 금융 시대를 위한 시너지 효과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의 '청라시대' 연착륙이 성공하면 향후 함 회장은 새 시대의 기틀을 다진 인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런 연착륙의 전제 조건은 하나금융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키워드로 명확하다. 전임 김정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덩치만 큰 공룡이 되어선 안 되고 공룡은 결국 멸종했다"고 경고했다. 이는 빅테크와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금융권 생존 전략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기존 전통 금융사가 가진 거대한 인프라와 축적된 노하우가 명확하게 쓰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대면 디지털 금융이 접점을 넓혀가는 가운데 하나금융이 덩치 큰 전통적인 공룡으로 그대로 남아 화석처럼 멸종될 것인지 아니면 재빠른 체질 개선으로 전통 금융사의 경험과 인프라를 활용한 대형 종합 디지털 금융사로 변모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금융권에선 함 회장이 2017년 6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은행과 증권 등 그룹 내 모든 IT 인프라를 모으는 '청라통합데이터센터' 개점을 진두지휘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비은행 수익을 다각화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금융사의 기본인 '신뢰'를 쌓기 위한 함 부회장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만만찮은 국면에서 함 부회장을 둘러싼 '법률 소송'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점은 풀어가야 할 부담 요인이다. 함 부회장은 주총 직전까지도 채용 업무방해 혐의 관련 형사 재판과 금융당국이 내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관련 징계처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까지 2건의 재판을 받았다.

일단 채용 업무방해 형사 재판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DLF 행정 소송은 패소했다. 최종 판결로 확정된 사안은 아니어서 회장직 유지에는 법적인 문제가 없지만 함 부회장 선임을 앞두고 일부 의결권 자문기관과 시민단체에서 반대 목소리를 키운 만큼 함 부회장 임기 내내 이 부분은 또 다른 감시의 눈초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크게 보면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을 낙점한 '정권 교체' 민심이 작용한 가운데 금융당국 수장 교체가 예상돼 함 부회장의 앞날엔 내외부적으로 만만찮은 과제가 놓였다는 게 대다수의 분석이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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