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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품 떠난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 ‘첫 시험대’ 임금협상 고리 끊나

권오갑 품 떠난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 ‘첫 시험대’ 임금협상 고리 끊나

등록 2017.12.04 07:27

윤경현

  기자

지난달 22일 권오갑·강환구 체제에서 단독체제로 변화첫 단독대표로 임단협 임협 교섭.. 첫 시험대로 평가될 듯38년 설계부문 전문가에서 사장까지.. 2년치 넘어 3년치 협상 고심 연말 전 타결 카드 위해 노사 양측 팽팽한 줄다리기 이어질 듯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권오갑 부회장 품을 떠나 홀로 선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의 리더십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임단협과 올해 임협까지 2년치 교섭을 통합하여 마무리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매 짝수 해에 임단협, 홀수 해에 임협 교섭을 하며, 내년은 임단협이 예정돼 있다. 임단협은 통상 5월 초 상견례와 함께 시작된다.

그동안 밀린 2년치 임단협과 임협이 타결되지 않으면 3년치를 몰아서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 임단협 기다리고 있어 강환구 단독 대표의 고심은 깊다. 강 대표는 설계부문 전문가로 조선설계실 출신으로 사장의 자리까지 오른 설계통이다. 그는 1979년부터 현재까지 38년간 현대중공업그룹에 몸을 담은 공으로 단독 대표로 승진했다.

일각에서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강 대표가 그동안 회사의 방향키를 잡고 있었던 권 부회장과 차별화된 카드를 노조에 전달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전 현대중공업그룹 고위 관계자는 평가는 엇갈린다. 그동안 설계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노무 및 수주와 관련하여 아직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강 대표의 입장에서는 2년치 임단협이 큰 부담이지만 이번 기회에 권오갑 부회장을 넘어 존재감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은 노조와의 관계에서 끌려가는 모양새를 비췄다. 하지만 신임 강환구 대표가 이번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다면 권오갑 부회장 그늘에서 이인자라는 꼬리표와 함께 노무 관계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

강 대표는 지난 1일 ‘조선해양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2년치 단체교섭 연내 타결을 최우선 목표”로 정했다. 또 이날 노조와의 만남에 대해서 “노조가 새로 출범했으니까 대화를 나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올해 교섭 가능한 날이 20여일 정도 남았다. 노사 양측 모두 견해차가 팽팽한 만큼 연내 타결이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증언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새 집행부가 지난 1일부터 출범해 임기를 시작했다. 이미 지난달 28일 새 단체교섭위원이 선임됐고 오는 7일 노조 이취임식과 연내타결 선포식을 시작으로 2년치 임단협 교섭 타결을 위해 협상 테이블에 마주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노조 한 관계자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새 집행부의 임단협 연내 타결 가능성을 점쳤다. “지난해 이어 올해까지 ‘2년 동안’ 노사 모두 팽팽한 줄다리가 이어져 수주절벽의 고통 속에서 노동자들은 물론 지역경제까지 얼었다”며 “사측도 일방적인 입장을 제시하기보다 상생할 카드 제시가 필요하다. 이미 그룹의 분사로 근로자들의 고충은 말하지 못할 정도다”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노사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서 긍정적인 만남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다고 해도 조합원 찬반투표 등의 일정이 촉박해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전임 노조 집행부가 올해 임협에서 15만4883원의 임금인상을 요구했고 지난해 임협에서 요구한 9만6712원 인상안도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에 연내 타결 핑크빛 시나리오는 부정적이다.

새 집행부가 회사 측의 동결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2년을 끌었던 임단협을 새로운 비전을 보여줘야 할 새 집행부가 쉽게 사측의 손을 잡아주지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별다른 카드가 없다는 것이 사측의 맹점으로 지적된다. 글로벌 조선 시황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4년 동안 어려움에 봉착한 회사 측의 입장에서는 경영정상화 동참을 호소하며 호봉승급분 2만3000원 정액 인상으로 사실상 동결을 호소하고 있다.

또 ‘상여금 분할지급’도 양측의 갈등의 원인이다. 사측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해 연간 800%에 달하는 상여금 중 두 달에 한 번씩 지급되는 100%(연 600%)의 상여금을 매달 50%씩 나눠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초임 연봉도 4000만원이 넘지만 상여금이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는 문제로 내년부터 일부 근로자들이 최저임금 기준을 위반하게 된다.

상여금 분할지급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 회사는 최저임금 규제를 피하고자 전체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려줘야 한다. 호봉제 특성상 최저임금에 걸리는 낮은 호봉 직원의 임금이 오르면 도미노식으로 모든 직원의 임금이 오르게 된다.

전임 노조 집행부는 회사 측의 상여금 분할 지급안이 ‘최저임금법 면피용 안’이라며 반발해 왔으며 새 노조도 이런 기조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해를 넘겨서도 내년 4월까지 지난해 임단협과 올해 임협이 타결되지 않으면 노사 모두 큰 난관에 봉착한다. 새해 임단협을 시작할 시점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연내 임단협 및 임협 타결로 회사의 경영 정상화는 물론 향후 글로벌 조선 사이클에 발맞춰 수주를 준비해야 하며 중국 조선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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