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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인수 선언한 LG유플러스의 딜레마···출구전략이 없네

케이블TV 인수 선언한 LG유플러스의 딜레마···출구전략이 없네

등록 2016.10.07 07:14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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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부회장 케이블TV 인수 선언 후M&A 전문가 영입하고 전담팀도 꾸려SKT-CJHV M&A 때 가장 강하게 반대앞 못 보고 스스로 명분·당위성 지운 꼴M&A 전담팀도 홍보팀도 출구찾기 고심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제공.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제공.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케이블 TV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는 뜬금 없는 공언에 회사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방송법 개정을 전제로 하긴 했지만 SK텔레콤 의 CJ헬로비전 인수 추진 당시 반대입장에 선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케이블TV M&A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외부의 곱지않은 시선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회사 내에서도 이런 이유로 정당성과 명분 찾기에 고심하고 있지만 마땅한 출구전략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23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유료방송사업 강화를 위해 케이블TV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이 취임 이후 케이블TV 인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통합 방송법’이 통과된 후에 고려할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이 추진한 인수합병은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 M&A를 추진 별도의 인수합병팀을 구성해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SK텔레콤의 실패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통합방송법은 지난해 11월 국무회의를 거쳐 지난 6월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현재 IPTV법과 케이블TV, 위성방송 등을 포함하는 방송법으로 상호겸영의 근거를 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권 부회장은 “통합방송법이 제정된 후 관련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생각하는 인수대상은 CJ헬로비전, 딜라이브, 현대HCN 중 한 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한 곳만 인수해도 단숨에 유료방송시장 2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권 부회장은 LG 계열사 내에서 M&A 전문가를 데려와 전문팀을 꾸리는 등 케이블TV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한 의지와 다르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통합 방송법 제정이 언제가 될지 기약이 없다. 법 제정이 언제까지 마무리가 된다는 보장이 없는데 권 부회장은 제정 이후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서는 LG유플러스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권 부회장이 당시 SK텔레콤의 M&A를 막았던 근거 중 하나는 통합방송법이었다. 통합방송법에 IPTV도 케이블 업체를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권 부회장은 “미래부 장관이 국내 통신 방향을 끌고 갈 것이냐는 정무적 판단에 따른 부분”이라면서 “내가 답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이어 “미래부가 어떤 방침으로 할 것이냐를 알려줬으면 한다”면서 “이번엔 확실한 방향을 정해줄 것으로 알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대답을 내놨다.

정당성 확보도 관건이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반대에 공격적으로 나섰던 LG유플러스가 어떤 식으로 시장을 설득할 것인가의 문제다.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 실패 이후 CJ헬로비전을 비롯한 케이블TV 업계는 위기를 타개하고 자생 전략을 추진 중이다. ‘원케이블’ 전략을 내세우며 동등 결합 등 IPTV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부의 제도 지원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가 인수합병을 시도하게 되면 겨우 전열을 갖춘 케이블 TV업계가 다시 흔들리게 되는 셈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인수합병 이유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과의 M&A에서 내세웠던 케이블시장에 대한 투자와 콘텐츠 플랫폼 전략 등은 더 이상 이유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명분을 없앤 셈이다.

업계에서는 권 부회장의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M&A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의외”라면서 “LG유플러스가 케이블 TV M&A를 진행한다면 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이 인수합병을 진행했을 때 시장지배력이 전이 되는 문제와는 다른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관계자는 “아직 통합방송법이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기 애매하다”면서 “실제로 LG유플러스가 M&A에 뛰어들게 되면 그때의 상황을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SK텔레콤 인수합병을 거세게 반대했던 LG유플러스가 (통합방송법 제정 등) 주변 상황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공식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한다고 발표해 시장을 의아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han324@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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