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KT 재반격..유선통화도 풀었다
이동통신 3사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해 마케팅 선공과 반격, 재반격을 거듭하며 뜨거운 고객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 이통사가 경쟁사에 질세라 요금제의 보완에 또 보완책을 내놓는 터에,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추가 혜택이 나와 있을 정도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가장 처음 출시한 곳은 KT였다. KT는 지난달초 월 최저 2만원대(부가세 제외)의 요금에 음성 통화와 문자는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에 차등을 둔 ‘데이터 선택 요금제’ 를 출시했다. 다만, 유선 사업의 강자 KT는 무선 통화는 요금제 전 구간에 무제한으로 제공하되, 유선통화는 제한을 뒀다. 시내전화 80.8%의 가입자를 확보한 KT로서는 유선통화마저 무제한으로 풀어버리면 실적 타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어 1주일 뒤 LG유플러스도 KT와 거의 흡사한 데이터요금제를 내놨고, 업계 1위 SK텔레콤은 3사 중 가장 늦게 데이터요금제를 출시했다.
마지막에 출시한 SK텔레콤이 업계의 예상을 깨고, 2만원대부터 유무선 음성통화 무제한이라는 히든카드를 꺼내들면서 이통3사의 경쟁은 불이 붙었다. 여러가지 파격 조건에 SK텔레콤 데이터 요금제는 출시 일주일 만에 가입자 수 50만명을 넘어서며 대박을 터뜨렸다.
업계 1위의 초강수에 고객들이 열광하자, 경쟁사들은 즉각 자사의 약점을 보완한 요금제를 내놓으며 반격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무선으로 제한했던 음성 무제한을 유선 통화까지 확대하고, 데이터 혜택을 경쟁사보다 늘렸으며 KT는 SK보다, 또 SK는 KT보다 데이터 혜택을 더 강화했다. KT는 여기에 그치치 않고 그동안 포기하기 힘들었던 유선통화 시장까지 내려놓으며 경쟁사에 맞섰다.
이처럼 이통사의 쟁탈전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소비자의 피로감은 더해지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번에 출시된 ‘데이터 요금제’가 30년 음성통화 요금제의 패러다임을 바꿔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새롭고도 낯설다. 아직 데이터 중심이라는 새 요금제가 익숙치 않은데, 통사들 간 가입자 유치 싸움에 소비자는 어지럽기만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도를 지나친 경쟁을 하면서 소비자의 혜택을 대폭 늘려주고 있는지는 몰라도 소비자들은 아직 데이터요금제에 대해 확실하게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서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혜택에 혼란스러워 판매점까지 찾아오는 소비자가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휴대폰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요금제 출시 배경이 소비자의 통신비 절감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통사들이 자기네끼리 싸우는데 힘을 빼느라 정작 소비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요금제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소비자들에게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함정인데, 이같은 원리를 제대로 설명하는 통신사가 없다”고 비난했다.
한 소비자는 “이번에 데이터요금제로 변경을 하려고 월 요금을 뽑아보니,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나왔다”며 “스마트폰 없이 한시도 살 수 없는 세상이 도래했는데, 데이터요금제는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아야 통신비를 아낄 수 있는 구조 같아 요금제 변경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요금제가 매월 통신비를 줄여준다는 광고에 인터넷싸이트부터 콜센터까지 전화해가면서 문의해봤지만 자칫 요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부분을 알려주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dw0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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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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