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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사교육비 1인당 237만원···기업 이유있는 채용

취업사교육비 1인당 237만원···기업 이유있는 채용

등록 2015.03.17 08:01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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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 대학만 나오면 대기업 입사 가능
대기업들 SKY 출신 학생 모셔가기 위해 혜택 제공
직무위주 강화한 채용 도입했더니 경력직 채용 효과

1980년대 대기업들 채용시장은 치열 했다. 기업들은 중복응시를 막기 위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였다. 경쟁기업의 시험날짜를 입수하고 비슷한 시간에 시험을 치렀다. 경쟁률을 높이기 위해 이른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교수들에게 학생 입사추천서를 남발했다.

취업사교육비 1인당 237만원···기업 이유있는 채용 기사의 사진



1980년대 대기업 취업은 추천서 위주였다. 대학 진학률과 졸업 인재가 적어 대기업으로서는 인재 구하기 하늘에 별따기였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학진학률이 높았던 명문대 입학을 취업기준으로 삼기도 했다.

A기업 인사담당자는 “당시 일부 기업에서는 명문대 학생들을 미리 접촉해 사전에 선발하는 관행도 적지 않았다”며 “일부기업은 입사조건으로 해외연수 등을 제시하는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취업방식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수많은 대학 졸업생이 대기업 위주로 취업을 준비하면서 채용방은 ‘공개채용’이 주류를 이뤘다

인사 담당자는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면서 학력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며 “물론 서류전형이 중심이 되기는 했지만 학생들이 대학생활 동안 얼마나 공부에 집중했는지가 평가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기업채용 방식은 ‘스펙’을 중심으로 바뀌었다. 학점, 외국어 능력 그리고 자격증 등을 신입사원 채용에 중요한 수단으로 봤다.

◇공채제도 첫 도입은 삼성= 삼성그룹은 1957년 ‘열린채용’을 모토로 시험을 거쳐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제도인 공채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삼성의 채용방식에 다른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쳐다. 수많은 기업들이 삼성 공채를 차용해 인재에 활용했다.

삼성은 이후 서류전형을 없애고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도입했다. 이 역시 다른 대기업들에게 영향을 끼쳤고 직무적성을 주요 선발기준으로 삼았다.

삼성SSAT, 현대자동차는 인적성검사(HMAT), SK그룹은 SK종합역량평가, LG그룹은 LG웨이 피트테스트, 롯데는 L-TAB, 두산은 DCAT, CJ는 CJ CAT 등 재계 대부분이 저마다 기업 특성을 고려한 공채 방식을 채용했다.

재계 관계자는 “공채제도는 당시 기업들의 선호도를 나타낼 만큼 학력과 시험 중심이었다”며 “21세기 들어서면서 경험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대기업 공채 방식에도 큰 변화가 왔다”고 말했다.

◇대기업 공채 손질한 이유는= 공채의 장점은 누구나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지만 채용기준은 결국 학력과 스펙이 중심이 됐다.

이같은 채용방식을 도입한지 20년이 지나면서 변별력이 없어지고 결국 스펙 경쟁만 부치기는 사회현상을 만들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대학은 인재를 양성하기 보다는 시험용 인재만 만들어 냈고 기업 역시 실무에 적합한 인재를 뽑기에는 한계에 다달았다 평가다.

취업포탈 사람인이 지난해 314명을 대상으로 한 해동안 취업 사교육비 지출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은 취업을 위해 사교육비 받았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한 해동안 취업 사교육비로 지출한 금액은 평균 273만원에 달했다. 여기에 회사마다 인적성이 달라 서적구입비는 평균 2만원 수준이었다. 영어 수준을 강화하면서 토익 쉬험을 위해 6년간 1200만명. 토익응시료만 5000억원에 달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높은 학점에 현지인과 대화할 정도로 외국어를 구사하지만 정작 조직내 융화를 하지 못해 퇴사하는 케이스도 많았다”며 “시험만으로 인재를 뽑기에는 한계점을 드러내면서 기업들이 실무를 중심으로 한 채용방식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중순 전국 4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채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졸신입사원 1년내 퇴사율이 25%에 달했다. 퇴사이유도 ‘조직 및 직무적응 실패’가 47.6%로 가장 많았다.

기업체 한 관계자는 “신입사원 채용에서 직무는 앞으로 채용에서 가장 우선 순위가 될 것이다”며 “앞으로 기업들의 과제는 사원 개별 능력을 어떻게 끌어낼지도 큰 화두다”고 설명했다.

◇직무강화하는 대기업들 속사정은= 2015년 현재 기업 채용방식은 변화시킨 이유는 학점과 토익, 자격증, 인턴경험 등 스펙 위주로는 인재를 찾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삼성그룹이 SSAT 변화를 준 것도 이같은 고민에서 출발했다. 인적성과 업무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도 학원가 기출문제로 나도는 탓에 인재채용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실제 한 기업은 자격, 영어점수, 필기시험을 없애고 서류전형, 면접 두 가지로 채용방식을 바꿨다. 서류전형에는 직무역량과 연계된 자기기술서를 도입했다.

면접도 기존의 지식중에서 벗어나 업무능력과 조직적합성을 검증하는데 주력했다. 이결과 경력직 채용과 비슷한 효과를 냈다는 전언이다. 허수지원자들도 사전에 걸러내면서 채용비용도 상당히 줄였다.

이같이 채용시장에 부는 능력중심도 기업들의 고육지책이다. 응시자들을 빠르게 걸러내는 스펙을 포기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심층면접과 에세이를 강화했다. 임원이나 CEO 등 중책에 올랐을때도 인재를 판단하기는 기준으로 보기 위해 한국사나 인문학적 소양도 평가 대상이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대기업들은 인재 채용은 서류까지 폐지하고 직무적성검사와 면접만으로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기업으로서도 너무나 많은 비용을 소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채용방식에 많은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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