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적군에게는 ‘악마’였으나 아군에게는 ‘영웅’이었던 남자,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저격수의 실화를 통해 삶과 죽음의 전쟁터 한 가운데 놓인 한 남자의 얘기를 드라마틱하게 그린다. 공식 160명, 비공식 255명을 저격 사살해 미군사상 최다 저격 기록을 가진 미 해군 네이비 실(NAVY SEAL) 전설의 저격수 ‘크리스 카일’의 실화로 무려 15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부문 20주간 1위를 기록한 동명의 베스트셀러 자서전을 원작으로 한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미국 육군 역사상 가장 많은 적군 사상자를 낸 군인만이 아닌 한 형이자 남편, 아버지였던 한 인간 크리스 카일에 대해서 그려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연출과 제작을 맡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단순히 영웅주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전장이라는 가장 비인간적인 곳에서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고 싶었던 인물의 모습을 스크린 위에 펼쳤다. 영화의 각본 작업에는 원작자인 카일도 작업에 참여했다. 그의 얘기를 스크린에 옮기는 작업은 사실 카일이 자서전을 쓰기도 전이었다.
결국 책 덕에 크리스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었고 그가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 등 영화에 그의 생각을 옮겨올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 전쟁은 분명 끔찍했겠지만 이 영화는 인간적인 전쟁을 그리고 있다. 실화이기에 더욱 드라마틱한 얘기를 담담해서 오히려 더욱 묵직하게 전쟁의 실상을 그려 전쟁터 한복판에 있는 듯 리얼리티 100%의 온몸으로 느끼는 긴장감을 전한다.
‘A특공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등 장르를 넘나들며 최고의 연기력을 선사한 브래들리 쿠퍼가 실존 인물인 ‘크리스 카일’의 외모뿐만 아니라 저격 기술, 인물의 내면까지 표현한 놀라운 열연으로 생애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브래들리 쿠퍼는 크리스 카일의 텍사스 억양을 똑같이 따라 하기 위해 언어 지도를 받고 근육량이 100킬로였던 크리스의 몸을 만들기 위해 3개월 동안 쉬지 않고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 몸무게를 17kg이나 늘렸다.
크리스가 되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으려는 노력을 거기서 멈추지 않은 쿠퍼는 목소리, 몸매를 바꾸고 크리스가 타고난 요소들까지도 포착해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 실제 크리스의 마음, 영혼, 성격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고통, 승리와 경험에서 비롯되는 심경과 정신 같은 것까지 전부 담아냈다.
배우와 감독의 역량을 모두 발휘한 덕분에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미국영화연구소 선정 ‘올해의 영화 TOP11’에 선정되는가 하면 미비평가협회 선정 액션영화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 먼저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또한 미국에서 리미티드 개봉 후 1개 스크린당 6억 원 이상의 수익율을 올리는 역대급 흥행을 이루며 확대상영이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 국내에서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후 역시 최고의 극찬을 받고 있다.
브래들리 쿠퍼와 더불어 모델 출신의 배우 시에나 밀러 역시 그 어떤 작품에서보다 풍부한 내면연기로 인정을 받고 있다. 다시 한 번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명작 탄생을 예고한다. 오는 14일 개봉 예정이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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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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