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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다녀온 ‘미생’ 세트장···甲乙 전쟁터

[NW현장] 기자가 다녀온 ‘미생’ 세트장···甲乙 전쟁터

등록 2014.11.06 08:37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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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평범한 사무실이었을 뿐인데 궁금했다. 영업 3팀은 어떤 모습일까?

‘미생’ 배우들의 호연 뒤에는 실제 직장 전쟁터를 재현해 낸 제작진의 구슬땀이 있었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서울스퀘어에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의 현장공개 및 공동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임시완, 이성민, 강소라, 강하늘, 김대명, 변요한을 비롯한 주연배우와 김원석 PD가 참석해 기자들과 만났다.

공동인터뷰에 앞서 ‘미생’ 측은 기자들에게 실제 촬영을 진행하는 세트장을 공개했다. 세트장이 위치한 서울 스퀘어 13층은 원래 빈 층이었다. 500여평의 공간에 극중 원 인터내셔널을 재현한 세트를 마련했다.

주말에만 서울 스퀘어 내 세트장에서 촬영을 진행하며, 평일에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세트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옥상도 세트장에 설치되어 있다.

'미생' 세트장 전경 / 사진 = CJ E&M '미생' 세트장 전경 / 사진 = CJ E&M


세트장 풍경은 드라마에서 보던 그대로였다.

파티션(책상 칸막이)이 설치돼있고 컴퓨터, 서류, 메모지 등이 놓인 책상이 빼곡히 자리했다. 흔히 우리가 다니는 회사의 풍경과 다르지 않았다. 일반 회사를 옮겨왔다는 연출진들의 의도대로였다.

신입사원 장그래, 오성식 과장의 자리는 흔하고 평범했지만 그래서 더 특별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 세트장 속 사무실은 그때 그때 배치되는 소품들이 대부분이다. 서류가 필요하면 소품팀에서 준비하고, 카메라 앵글에 따라 책상 위 배치에 신경을 쓴다.

그런데 이 곳은 좀 다르다. 극중 장그래(임시완 분)가 했던 말처럼 전쟁터였다. 김대리(김대명 분)의 자리에는 신입사원 교육지침이 담긴 문서가 놓여있었고, 얼마 전에 방송된 무역 수출관련 서류들이 놓여있었다.

'미생' 세트장 장그래 자리 / 사진 = CJ E&M'미생' 세트장 장그래 자리 / 사진 = CJ E&M


신입사원 장그래의 자리에는 낡은 서류 가방 하나가 구석에 놓여있었고, 컴퓨터 옆에 지저분하게 붙어있는 메모들이 눈에 들어왔다. 또 극 중 시간 배경인 2012년에 맞게 다이어리는 모두 2012년 원인터네셔널의 것이 놓여있었다.

무엇보다 실제 촬영 현장에서는 드라마를 통해 느끼지 못했던 고충이 다가왔다.

장그래의 자리에서 수행하는 모든 업무가 오과장 눈에 정면으로 들어오는 것. 장그래 자리에 놓여있는 컴퓨터 모니터가 상사들 눈에 한눈에 보이는 자리라는 사실이 새삼 눈에 띄었다.

실제 신입사원의 말 못할 고충이 묻어나는 자리 배치가 디테일을 더했다. 같은 회사원의 입장에서 장그래의 고충에 또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미생' 세트장 오성식 자리 / 사진 = CJ E&M'미생' 세트장 오성식 자리 / 사진 = CJ E&M


또 오성식 과장이 복잡한 심경을 달래며 바라보던 창 밖 풍경은 예술이었다. 서울역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책상에는 컴퓨터 한 대, 또 자식들의 재롱을 몰래 보던 노트북이 한 대 놓여있었고 조금 전까지 일과를 하다 일어난 듯 무역 관련 업무 엑셀이 모니터에 띄워져있었다.

이렇게 디테일을 살린 드라마 세트장이 있었던가?

영화 촬영 현장에서나 볼 법한 디테일이었다. 이날 이어진 주연배우 공동인터뷰에서 이성민은 “김원석 PD가 현장에서 초극세사 디테일 연출을 한다. 모니터에 걸리지 않아도 지금 상황에 맞는 문서가 모니터에 띄워놓고, 서류가 책상에 있어야 한다”고 디테일이 의도된 것임을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재문 프로듀서는 “슬쩍 지나가는 서류도 모두 실제 인터내셔널 회사의 고증을 받았다. 화면에는 뚜렷하게 잡히지 않지만 현실감있게 표현하고 싶었다. 직급의 특성을 반영해 책상 배치와 서류 정리 스타일 등을 연출했다”고 전했다.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미생' 촬영장 / 사진 = CJ E&M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미생' 촬영장 / 사진 = CJ E&M


이러한 제작진들의 디테일한 소품 연출 및 세트장 구성은 배우들로 하여금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짜를 보면서 허구적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진짜를 보며 배역과 상황에 따른 감정을 내는 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

‘미생’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큰 공감을 이끌어 낸 뒤에는, 전쟁터를 디테일하게 재현해 낸 훌륭한 세트장이 있었다.

‘미생’은 직장인의 애환을 사실감있게 그리고 있으며, 회차별 에피소드를 통해 인턴사원 및 신입사원, 이해관계로 인한 부서의 갈등, 갑과 을의 관계, 워킹맘과 직장내 성희롱 및 성차별 등 묵직한 주제를 심도있게 다뤄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드라마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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