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총괄회장 남매에게 지분 전부 넘겨 사실상 승계 마무리정용진 수익성 낮은 사업 정리·본업경쟁력 강화에 집중정유경 리브랜딩, 신사업 투자 늘리며 미래 대비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지분을 통해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스타벅스(SCK컴퍼니), 이마트24(편의점), 이마트에브리데이(슈퍼, 7월 이마트와 합병), 신세계푸드, G마켓 등에 지배력을 행사하며 전적으로 운영한다.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 지분으로 신세계인터네셔널, 신세계 사이먼, 신세계 센트럴시티, 신세계라이브쇼핑, 신세계 디에프, 신세계 까사 등을 운영한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동시에 지분을 보유한 SSG닷컴의 처분이 남았지만, 신세계의 한지붕 두 가족 경영이 사실상 완전히 정리됐다는 평가다.
두 회장은 각각 사업재편과 동시에 외형 확대 전략으로 매출 및 수익률 정상화에 나선 모습이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선택과 집중으로 위기 탈출 도모=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2023년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이후 매출 1위 자리도 쿠팡에게도 내주는 등 전반적으로 침체된 모습을 보였지만,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체질개선 가능성을 높인 상황이다.
이마트는 2·4분기 연결기준 순매출 7조390억원, 영업이익 21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별도 기준으로도 4조2906억원의 총매출과 1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가 마트업계 전통적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성과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25억 대비 1684억 늘어난 1809억을 달성했다.
이는 "본업 경쟁력에서 답을 찾자"는 정 회장의 경영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마트는 고물가 시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 체류 시간을 늘려 매출 증대를 꾀하는 전략을 선보였다. 통합 매입을 통해 확보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초부터 대규모 할인행사에 나서면서 고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올해 8월 말까지 이마트의 할인행사 '고래잇 페스타'를 총 7번 열어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정 회장의 야심작 '트레이더스'도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 총매출은 1조8670억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해 +6.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0억원 증가한 532억원을 달성했다. 트레이더스는 2010년 11월 1호점 구성점을 시작으로, 올해 9월 구월점을 오픈하며 총 2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고물가 시대에 맞춰 선보인 가성비 타겟 전략도 시장에 호응을 얻었다. 장보기 필수 상품을 소용량·소단량으로 특화해 5000원 이하 가격에 판매하는 '5K PRICE(오케이 프라이스)'가 식품계의 다이소로 불리며 이마트와 에브리데이 매출에 큰 기여를 했다.
또 휴식과 체험, 쇼핑이 어우러진 체류형 쇼핑센터 '스타필드 마켓'을 선보이는 등 오프라인 유통 부문을 강화했다. 스타필드 마켓은 휴식과 체험, 쇼핑이 어우러진 이마트의 미래형 모델로, 물판 중심의 매장에서 문화·휴식 공간을 대폭 강화한 지역 밀착형 신개념 쇼핑 공간이다.
정 회장은 이같이 '본업'인 오프라인 유통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는 한편, 비주류 사업은 정리하고 있다. 이커머스·식품 계열의 사업을 매각하며 중장기적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최근 신세계푸드의 '모태'인 단체급식 사업을 한화그룹 계열 아워홈에 1200억원에 매각했고, 이에 앞서서는 SSG닷컴 김포 물류센터와 오포 첨단 물류센터 운영권을 CJ그룹에 넘겼다. 또 신세계푸드가 운영한 베러푸즈, 보노보노, 스무디킹 등을 정리하기도 했다. 신세계건설은 자진 상장폐지하고 중장기 전략을 다시 짜는 중이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미래 비전이 있는 사업에는 투자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푸드 매각대금을 '베이커리'와 '노브랜드 버거' 등 성장 사업에 투입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또 지마켓과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온라인 유통시장 강화에도 나선 상태다. 현재 기업결합 심사 막바지 단계로 결과 통보만 남겨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역시 본업인 가격과 상품 경쟁력에 더해 스타필드 마켓이라는 공간 혁신 미래형 마트를 지속 선보이며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유경 회장, 외형 확장으로 활로 모색= ㈜신세계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투자를 이어가며 본업 경쟁력 강화와 새먹거리 발굴에 열중하고 있다.
우선 신세계백화점을 리뉴얼해 선보이고 있다. 본점 재건축을 완료하고 지난 4월 '더 헤리티지'를 선보인 데 이어 오는 11월에는 본관을 '더리저브', 내년에는 신관을 '디에스테이트'로 리브랜딩한다. 센텀시티점에는 영패션 전문관인 '하이퍼 그라운드'를 선보였다.
주력 점포인 강남점에는 '국내 최대 식품관'을 완성하기도 했다. 프리미엄 식품관을 강화하기 위해 SSG푸드마켓 리뉴얼 작업도 진행 중이다. 신세계가 식품관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식품 장르가 가진 집객 효과와 연관 구매 파급력을 사업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그간 멈췄던 온라인 사업도 재개했다. 신세계는 그간 그룹 이커머스인 SSG닷컴을 통해 상품을 노출했지만, 지난 8월 이커머스 기능을 탑재한 온라인 쇼핑 채널 '비욘드 신세계'를 론칭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 특가 타임딜, 할인 쿠폰 지급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고객층 유입을 꾀하고 있다.
여행업에도 진출했다.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를 론칭했다. 여행상품 예약·호텔·투어·공연 티켓까지 직접 기획·판매한다. 백화점이 직접 여행 상품을 기획, 운영하는 첫 사례다. 특히 여행 상품 구매 금액을 백화점 VIP 실적으로 100% 인정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한편, 백화점 상품 연계까지 노리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리뉴얼 등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영업이익 반등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리뉴얼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 증가에 따른 것으로 매출 증대는 기대돼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가 짙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분리를 앞둔 만큼 본업경쟁력 강화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금창출력이나 이익은 감소할 수 있지만, 외형 성장에 주력하는 모습으로 미래먹거리를 확보가 기대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활동"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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