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1일 월요일

서울 27℃

인천 28℃

백령 23℃

춘천 27℃

강릉 32℃

청주 32℃

수원 26℃

안동 31℃

울릉도 28℃

독도 28℃

대전 31℃

전주 31℃

광주 31℃

목포 31℃

여수 29℃

대구 31℃

울산 27℃

창원 27℃

부산 29℃

제주 29℃

산업 파운드리로 울었던 삼성전자···하반기 턴어라운드 본격화

산업 전기·전자 위기를 기회로 | 파이팅 Korea

파운드리로 울었던 삼성전자···하반기 턴어라운드 본격화

등록 2025.09.01 10:00

수정 2025.09.01 10:32

전소연

  기자

공유

테슬라부터 애플까지···초대형 수주 연달아 성사국내외 누빈 이재용 회장···깜짝 성과 이끈 주인공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도 수익성 개선 전망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삼성전자가 최근 연이은 수주 랠리로 하반기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큰 손' 미국 테슬라와 애플 등 초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의 반등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삼성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 글로벌 경기침체 등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파운드리 사업에서 연간 수조원대 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테슬라와 애플 등 굵직한 고객사 유치에 성공하면서 이재용 회장의 경영 리더십도 시험대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사로잡은 삼성전자···테슬라·애플 품었다


먼저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공급 계약을 따내며 시장에 '깜짝 소식'을 알렸다. 공시 당시 계약 상대방은 영업기밀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삼성에 차세대 AI6 칩 생산을 맡겼다"고 밝히면서 계약 상대방이 알려졌다.

계약 금액은 22조7648억원으로,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액(300조8709억원) 대비 약 7.6%에 해당한다. 계약 기간은 8월 24일부터 2033년 12월 31일까지 총 8년이다. AI6칩은 테슬라의 자율주행차량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탑재될 것으로 예측되며, 내년 가동되는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의 2나노(㎚, 나노미터) 공정을 활용해 생산될 예정이다.

8월에는 애플의 차세대 칩 생산도 맡게 됐다. 애플은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의 반도체 공장에서 삼성과 협력해 전 세계서 처음으로 사용되는 혁신적인 새로운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기술을 미국에 먼저 도입함으로써 전 세계로 출하되는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의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칩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구체적인 제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칩은 차세대 아이폰 등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CIS)로 추정된다. 이번 칩은 미국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현장 누빈 이재용···세일즈 리더십 빛났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성과를 두고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리더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을 오가며 주요 기업 CEO들과 잇따라 만난 행보가 대형 수주라는 '깜짝 성과'의 큰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다.

사실 이 회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사법 리스크 탓에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지난 2020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삼성 부당 합병)과 관련해 무려 4년 가까이 법정 다툼을 이어왔는데, 지난 2월 서울고등법원이 무죄를 선고하면서 사실상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 이 회장도 이 시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현장 경영 보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실제 그는 삼성 부당 합병 승계 의혹에서 벗어나자마자 글로벌 현장 경영 보폭을 넓혔다. 2월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났고, 3월에는 레이쥔 샤오미 회장과 왕촨푸 비야디(BYD) 회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연쇄 회동했다. 이후에도 일본과 미국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주요 사업장 방문 및 기업 CEO들과 접촉을 이어갔다.

지난 3월에는 침묵을 깨고 '사즉생'이라는 메시지도 던졌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 임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면서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삼성의 기술력과 총수에 대한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입증된 결과"라며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이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가 테슬라와 애플 같은 초대형 고객사 수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과제는 파운드리 회복···"수익성 점차 회복"


남은 과제는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수익성 회복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구분해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지만, 시장에서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에서 약 5조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5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예측되며, 특히 가동률이 떨어진 파운드리 부문이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올해 최첨단 공정에서의 글로벌 빅테크 고객을 확보한 만큼 추가 고객사 확대 가능성도 열려있고, 하반기 파운드리 가동률 회복과 함께 영업 환경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2나노 공정에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하며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양산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기존 핀펫 구조를 유지해온 TSMC도 최근 2나노 공정에 GAA를 도입하지만, 양산 경험 측면에서는 아직 삼성이 앞선다는 평가다. GAA는 기존 핀펫 대비 전력 효율과 데이터 처리 성능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증권가에서도 하반기를 기점으로 파운드리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나노 포트폴리오와 3나노 가동률 개선, 견고한 4나노 가동률, 레거시에서의 개선 기회 등을 감안했을 때 파운드리 경쟁력과 이익 환경은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며 "파운드리 연간 영업적자는 올해 7조4천억원에서 내년 2조3천억원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D램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 개선이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HBM에서도 12단 전환 및 출하량 증가의 효과가 반영되는 첫 분기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면서 "파운드리에서도 가동률 상승에 따라 점진적인 적자 축소가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