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효과로 매수세 확대매수청구가격 상회하는 주가···합병 순탄 전망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이날 오전 11시 22분까지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는 각각 34.1%, 29.1% 급등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장사 중 수익률 2위와 4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는 HD현대인프라코어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3거래일 연속 강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지난 23일 HD현대인프라코어는 2분기 매출 1조1846억원, 영업이익 105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37%가 높았다. 이날 장중 나온 깜짝 실적에 주가는 18%대 상승하며 마감했고, 지난 24일에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 흡수합병을 발표한 HD현대건설기계 역시 매수세가 몰리며 이틀 연속 13%대 강세가 나타났다.
이달 1일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2021년 HD현대가 두산그룹에서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지 4년 만이다. HD현대건설기계가 존속법인으로 남고 HD현대인프라코어가 소멸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합병 비율은 HD현대인프라코어 보통주 1주당 HD현대건설기계 보통주 0.1621707주로 책정됐다. 두 회사의 합병 일정과 방식 등 투자자 안내 사항을 담은 증권신고서는 금융감독원 심사를 무사히 통과해 지난 23일 효력이 발생했다.
통합 발표 직후 HD현대인프라코어 주가는 하방 압력을 받아왔다. 2023년 현재 사명으로 교체된 뒤 회사 소멸까지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그러나 최근 상승세로 주가가 주식매수 청구가격을 넘어 합병 반대 주주들의 매수청구 가능성이 축소됐다. 현 주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회사에 주식매수를 청구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두 회사의 주가는 9만원선, 1만5000원선에서 형성돼 있다. 두 회사의 매수청구가격은 HD현대건설기계가 7만5545원, HD현대인프라코어가 1만1885원이다.
HD현대건설기계가 내달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인 점도 투자자들을 달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2017년 HD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이후 지난해부터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에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발표해 최근까지 206억원 규모 주식 30만4176주를 매수했다. 이번에 매입한 자사주의 소각 예정일은 내달 13일이다.
이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주주가치를 끌어올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최대한 누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소각은 없어진 주식 규모만큼 주당 가치가 증가해 배당과 더불어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손꼽힌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액이 HD현대건설기계 1500억원, HD현대인프라코어 2500억원을 넘으면 합병 재검토가 필요하다.
주가가 현재 상태로 유지되기만 한다면 합병은 무리 없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건설용 중대형 굴착기 제조 등 사업 영역이 비슷한 두 회사가 합병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HD현대인프라코어 인수 후 통합 시너지로 원가 개선 등은 있었으나 각 사 운영에 따라 공급처 중복, 운용 효율성 한계 등으로 성장 속도가 더뎠다"며 "합병 효과와 속도는 지켜봐야겠지만 주주들 입장에서는 나쁠 것 없는 선택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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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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