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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치매약 판 흔든 부작용 리스크···차세대 시장, 한국의 반격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NW리포트

치매약 판 흔든 부작용 리스크···차세대 시장, 한국의 반격

등록 2025.07.24 10:50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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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일본 에자이의 레켐비와 미국 일라이 릴리의 키순라, 치매 치료제 시장 선점

두 약물 모두 부작용 논란으로 주요국 허가 및 급여 적용에 제약

시장 확장과 경쟁 구도 변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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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켐비 ARIA 발생률 12.4%, 키순라 기존 24%에서 14%로 감소

2024년 1분기 레켐비 매출 9600만달러, 키순라 2150만달러

알츠하이머 환자 2050년 1억3900만 명 전망

2025년 기준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 138개, 임상시험 182건 진행

현재 상황은

유럽, 호주, 영국 등에서 부작용 우려로 허가·급여 제한

EMA, 키순라 승인 거절 후 재검토 중

호주, 레켐비 허가 거절·키순라 조건부 승인

영국, 두 약물 모두 NHS 급여 제외 권고

국내 기업 움직임

아리바이오, 다중표적 경구제 AR1001 임상 3상 진행

젬백스, 펩타이드 기반 GV1001로 글로벌 임상 2상 완료

엔케이젠바이오텍 등 신약 후보물질 개발 및 임상 진입

기술력·자금력에 따라 임상 후속 한계 지적

레켐비·키순라 기대 속 부작용 논란고가 약가·급여 제외로 환자 접근성 제약국내 기업, 안전성·편의성 앞세워 글로벌 임상 박차

치매 치료제 시장을 선점한 일본 에자이의 '레켐비(Leqembi)'와 미국 일라이 릴리의 '키순라(Kisunla)'가 부작용 논란에 휘말리며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약물 모두 미국 FDA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지만 유럽과 호주, 영국 등 주요 보건 당국에서는 뇌 부종 및 출혈 등 부작용인 ARIA(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발생률을 이유로 허가를 유보하거나 급여 적용에서 제외한 상태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일라이 릴리는 최근 키순라의 새로운 점진적 투여 요법을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기존에는 700mg 고정 투여 후 1400mg으로 증량하는 방식이었지만 새 방식은 350mg에서 시작해 700mg, 1050mg, 1400mg까지 차차 증량하도록 조정됐다. 해당 요법은 임상 3상 'TRAILBLAZER-ALZ 6' 연구에서 ARIA-E(뇌 부종)의 발생률을 24%에서 14%로 낮추는 효과를 보였고, 치료 효과는 기존과 유사한 67%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킨 결과로 평가된다.

기존에는 에자이의 레켐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ARIA 발생률(12.4%)로 우위를 점해 왔고,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레켐비의 매출은 9600만달러(약 1321억원)로 키순라(2150만달러, 약 296억원)의 약 4.5배에 달했다. 그러나 키순라가 안정성을 개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시장 경쟁에 나서면서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 3월 키순라에 대한 승인 권고를 거절했다.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키순라의 효능이 ARIA로 인한 치명적 사건 발생 위험을 상회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EMA 분석에 따르면 ApoE4 유전자가 없는 환자군에서도 키순라 투여군의 24.7%에서 ARIA가 발생했고, 위약군에서는 12%에 불과했다. 또 키순라 투여군에서 사망을 포함한 심각한 ARIA 발생률은 0.8%에 달했다.

반면 레켐비 역시 지난해 7월 같은 이유로 EMA로부터 승인을 거절당했으나, 같은 해 11월 재심을 통해 조건부 승인 권고를 받아냈다. 단, 이는 특정 유전자형 환자(ApoE4 음성이거나 1개 보유자)에만 국한된 승인이다.

릴리는 EMA가 키순라의 새로운 투여요법 데이터를 반영해 판단을 뒤집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EMA는 현재 재검토를 진행 중이며, 승인 여부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결정될 전망이다. 호주의 경우 상황이 반대다. 호주 의약품관리국(TGA)은 레켐비의 허가를 거절했고, 키순라는 조건부로 허가를 받은 상태다. 에자이는 현재 TGA에 대해 재심 청구를 진행 중이며, 승인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두 약물 모두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시판 허가는 받았지만 영국 의약품위원회(NICE)는 지난달 이들 치료제를 국민건강서비스(NHS) 급여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NICE는 "두 약물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평균 4~6개월 지연시키는 효과를 보이긴 했지만, 장기적 효과에 대한 증거 부족과 NHS 자원 투입의 기회비용을 고려할 때 환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현재 이들 약물은 연간 약 3500만 원(2만5천달러)에 이르는 높은 약가로 인해, 급여 적용 없이는 환자 접근성이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약효 개선과 함께 급여 등재 전략이 향후 시장 확장의 핵심 요소로 지목된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기존 항체 기반 정맥주사 방식이 아닌 경구제, 다중표적, 펩타이드 등 새로운 메커니즘을 적용한 신약 후보물질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앞선 개발 단계에 있는 기업은 아리바이오로, 다중표적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미국 임상 2상에서는 약물로 인한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견되지 않았고 1년간 투여 결과 인지 저하 속도를 유의미하게 개선한 효과도 확인됐다.

아리바이오는 지난 3월 환자 모집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톱라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치료제는 이미 중동·아프리카·중남미 지역을 대상으로 한 82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미국·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도 본격화되고 있다.

젬백스앤카엘(젬백스) 역시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 'GV1001'로 미국 및 유럽 7개국에서 글로벌 임상 2상을 완료했고, EMA로부터 동정적 사용 승인을 받아 임상 참여자에 대한 장기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 실시한 이전 2상 임상에서는 알츠하이머병 진행 속도 개선과 부작용 미발생을 확인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엔케이젠바이오텍은 미국 FDA로부터 알츠하이머 치료제 '트로큘루셀'에 대해 신속심사 지정을 받았고, 메디헬프라인과 동아에스티, 아델-오스코텍 등도 초기 임상 단계에 진입해 치매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장 중이다. 다만 자금력과 기술력 측면에서 일부 기업은 임상 후속 진행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 수는 현재 약 5500만 명으로 2050년에는 약 1억39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네바다대 제프리 커밍스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에서 138개의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이 총 182건의 임상시험을 통해 평가 중이며, 이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특히 초기 임상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기술이전 및 M&A 시장의 활발한 전개가 예상된다.

치매 치료제 시장은 단기간 내 시장 점유율보다, 얼마나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쓰일 수 있는 약물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선두주자들이 부작용 문제에 발목이 잡힌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과 임상 전략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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