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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롯데홈쇼핑, TV 대신 수출···'생존 실험' 돌입

유통·바이오 채널

롯데홈쇼핑, TV 대신 수출···'생존 실험' 돌입

등록 2025.05.21 17:00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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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수수료 부담 넘어선 재편 전략탈모샴푸 '그래비티'로 글로벌 시장 첫발패션, 건강기능식품 등 다각화 추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홈쇼핑이 TV 채널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판매 모델에서 벗어나,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TV 시청률 하락과 송출수수료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가운데 더 이상 기존 방식을 고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사업 체질 자체를 바꾸는 선택을 택했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의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은 9249억원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다. 2021년 1조102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3년 연속 감소세다. 특히 홈쇼핑 방송 자체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크게 줄었다. 2023년 방송매출은 5104억원으로, 2022년 대비 17.5%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송출수수료는 3701억원으로 0.7% 늘었다. TV 채널을 유지하기 위해 지불하는 고정비는 줄지 않는데, 채널 활용도가 낮아지면서 수익성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은 수익성 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2021년 102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3년 83억원까지 줄었다. 특히 2023년은 새벽 방송 송출 중단 이슈 등 외부 악재도 작용하며 수익성 회복에 제동이 걸렸다. 다만, 2024년 들어서는 판매관리비 절감 등 강도 높은 비용 구조 개편에 나서면서 영업이익을 498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지급수수료를 포함해 300억원 이상을 절감한 것이 주효했다.

롯데홈쇼핑의 전략 변화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서, 사업 모델의 구조적 전환을 지향한다. 대표적인 방향이 '수출'이다. '팔기 위한 방송'에서 '팔 수 있는 브랜드'를 직접 기획하고, 이를 국내외 유통망에 맞춰 수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과거에는 해외 홈쇼핑 채널에 국내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정도에 그쳤다면, 지금은 자체 브랜드 기획부터 제품 제작, 수출 계약, 콘텐츠 현지화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는 '글로벌 셀러' 역할을 지향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탈모샴푸 '그래비티'다. 이 제품은 카이스트 출신 스타트업 폴리페놀팩토리가 개발한 기능성 탈모샴푸로, 롯데홈쇼핑이 단독 론칭해 누적 15만 병 이상을 판매했다. 오는 22일에는 대만 최대 홈쇼핑 채널인 '모모홈쇼핑'을 통해 첫 해외 판매가 이뤄진다. 고온다습한 대만 기후에 맞춰 제품 성분과 향, 디자인 등을 현지화했고, 판매 반응에 따라 일본·인도네시아 등으로 유통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진출도 본격화된다. 내달에는 일본 '샵채널'에서 롯데홈쇼핑 단독 패션 브랜드 '바이브리짓'을 선보인다. 브랜드 기획자가 직접 생방송에 출연해 제품 설명과 스타일링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앞서 롯데는 대만 시장에서 'LBL' 등 자체 브랜드로 누적 주문액 120억원을 기록하며 현지화 전략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린넨, 실크 등 프리미엄 소재를 중심으로 한 전략이 기후와 소비 성향에 적중한 사례다.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올해 6월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에이치피오와 합작법인 '디에디션헬스'를 설립하고, 단백질 기반 기능성 제품을 공동 기획·판매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그룹 식품과는 건강기능식품 원료에 대한 독점 공급 및 판매를 위한 MOU도 체결했다. 이와 함께 '벨리곰'을 중심으로 한 지식재산권(IP) 사업, 캐릭터·콘텐츠 기반 신제품 출시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상용 롯데홈쇼핑 브랜드개발랩(Lab)장은 "롯데홈쇼핑은 단독 브랜드 운영과 상품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가별 특성과 고객 데이터를 반영한 현지화 전략으로 우수한 K-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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