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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백화점은 주춤, 버거는 전진···김동선의 돌파구

유통·바이오 채널 한화 막내가 뛴다

백화점은 주춤, 버거는 전진···김동선의 돌파구

등록 2025.05.21 13:00

수정 2025.05.21 16:32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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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역성장 탈피, 파이브가이즈로 돌파식음료 사업 1년 만에 36배 성장자체 생산 기반으로 수익구조 다변화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한화그룹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가 '식음'에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정통 유통업체의 틀을 벗어나, 자체 생산·제조 기반의 식음료 브랜드 확장을 통해 유통 수익구조를 바꾸겠다는 시도다.

갤러리아의 위기는 숫자로 선명하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한화갤러리아의 연결 영업이익은 18억3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6% 줄었다.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은 31억1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68.1% 하락했다. 같은 해 연 매출도 6.4% 줄어든 4480억원에 그쳤다. 특히 5개 전 점포가 모두 역성장했고, 상징성이 가장 큰 압구정 명품관조차 매출이 7.1% 감소했다. 실적 하락이 일시적인 요인을 넘어 구조적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분명해졌다.

오랫동안 갤러리아의 실적을 지탱해온 명품 유통모델이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고가 수입 브랜드 위주의 점포 구성은 초격차를 만들 수 있는 한편, 시장 변화에 취약한 단점도 함께 지닌다. 최근 몇 년 사이 명품 소비는 백화점을 벗어나 리셀 플랫폼, 해외 직구, 병행 수입 등 다채로운 채널로 분산됐다. 고객이 오프라인 유통망에 기대는 구조 자체가 흔들리자, 고정된 리스 수익에 기대온 갤러리아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이 같은 정체 국면 속에서 김동선 부사장이 주목한 건 '식음료'였다. 2023년 6월 서울 압구정에 문을 연 '파이브가이즈'는 갤러리아 자회사 FG코리아가 운영하는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다. 김 부사장이 미국 본사를 직접 수차례 오가며 브랜드 도입을 성사시켰고, 실제 운영 전략에도 깊이 관여했다. 1호점 개점 이후 1년이 채 안 돼 7호점까지 확대되며 브랜드 안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 수치도 달라졌다. 2023년 5월~12월 에프지코리아의 매출은 1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파이브가이즈 단일 브랜드만으로 465억원, 전체 식음료 부문은 6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는 퓨어플러스(음료제조) 인수에 이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을 통해 제조 기반 식음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벤슨은 자회사 배러스쿱크리머리가 개발했으며, 오는 5월 23일 서울 압구정로데오에 1호점을 연다. 김 부사장이 브랜드 콘셉트와 생산 체계 전반을 직접 챙긴 프로젝트로, 경기 포천에 자사 공장을 신설해 유제품 가공부터 포장까지 모든 공정을 자체 수행하는 구조다.

벤슨은 유지방 함량을 최대 17%까지 끌어올리고, 공기 함량은 기성 아이스크림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첫 출시 라인업은 클래식·시그니처·리미티드 세 가지로 구성된 총 20종이다. 디저트 라운지와 체험형 공간까지 더해 '매장이자 실험실' 역할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손익분기점은 출점 2년 차인 2026년으로 제시됐다. 자사 공장을 갖춘 만큼 향후 유통 확대와 제조 외주 대응 모두 가능한 사업 구조라는 점도 특징이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벤슨을 단순 식음 브랜드가 아닌, 향후 제조 기반 전략의 테스트베드로 바라보고 있다. 기존 백화점 모델은 외부 브랜드와 입점 수수료에 기반한 수익구조지만, 식음료는 생산, 유통, 판매를 한 손에 쥐는 구조다. F&B가 규모 면에서는 아직 작지만, 마진 확보나 확장성 측면에선 훨씬 유연한 영역이다.

2023년 갤러리아 식음 사업 전체 매출은 640억원으로, 전년 104억원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아직 유통부문(4087억원)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치지만, 전통 점포가 역성장 중인 상황에서 유일하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부문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자회사 FG코리아의 올해 목표 매출은 780억원이며, 이 중 파이브가이즈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러리아는 "기존 백화점 기반 유통사업과 차별화된 사업 영역을 확보하며 매출 다변화를 도모하겠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는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한 전략적 시도로 식음 제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외부 브랜드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생산 기반을 갖추는 방식은 유통기업의 기존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다. 2부에서는 이 같은 전환이 아워홈 인수, 푸드테크 추진, 그리고 로봇 기술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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