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자산총액 5조2570억원···재계 88위주지홍 사조시스템즈 57.32%···승계 마무리M&A 시너지·실적 개선·재무건전성 '과제'
18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공정자산총액 5조2570억원으로 재계 88위에 올랐다. 사조그룹은 지난해까지 사조동아원(동아원·한국제분), 사조CPK(인그리디언코리아), 푸디스트 등 7개를 인수해 계열사 40개를 거느리게 됐다.
동일인은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다. 주 회장은 올해 사조산업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 21년 만에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조그룹은 주지홍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사조시스템즈 지분 57.32%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승계 절차를 마친 상태다. 다만 주 회장이 그룹 총괄 회장으로서 지배력이 굳건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동일인으로 지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조그룹이 대기업집단에 편입된 것은 주 부회장이 주도한 M&A의 영향이 컸다. 사조그룹은 지난해까지 M&A로 자산이 약 1조4000억원 증가해 5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몸집을 키웠다.
특히 사조대림은 2023년 국내 전분당 2위 기업 사조CPK 지분 100%를 3840억원에 인수했는데, 당시 별도기준 사조대림의 순자산 80%가 넘는 대형 거래였다. 또 식자재 유통 기업 푸디스트는 사조오양과 사조CPK가 각각 800억원, 1720억원을 투입해 지분 99.86%를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사조그룹이 주 부회장 주도로 그룹 외형을 확대하고 그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주 부회장의 경영 능력 입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주도해 온 M&A 인수 시너지와 주요 계열사의 실적 및 재무 건전성 회복세 여부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 부회장은 지난해 푸디스트 인수를 기점으로 5년 내 매출 10조원의 외형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사조그룹은 푸디스트 인수로 소재→식품→유통(급식)에 이르는 식품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구축했다.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키워 사업을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시도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사조그룹은 푸디스트 인수로 기존 농산(밀·콩·옥수수), 수산(참치·명태·오징어), 축산(돼지·닭·오리) 등 1차 산업의 전 영역과 식품(국내 28개 공장) 제조 능력을 통해 원자재부터 제조, 판매, 유통을 아우르는 식품 밸류 체인 완성에 다가가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사조그룹은 불어난 몸집에 비해 주요 계열사와 인수 기업의 수익이 부진해 내실은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조산업은 지난해 영업손실 93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주 부회장이 그룹의 외형은 키웠지만 수익성을 잡지 못하자 주 회장이 사조산업 대표이사로 복귀해 아들의 승계 안정화와 대내외 불확실성을 직접 챙기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푸디스트의 경우 지난해 국내 단체급식 업계가 호황을 누렸음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푸디스트 매출은 88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고, 영업손실 17억원, 순손실 72억원을 냈다. 일각에서는 사조그룹의 기존 유통망과의 시너지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 가운데 사조대림은 이전 사조CPK 인수로 재무 부담이 커진 상태다. 지난해 기준 사조대림의 부채총액은 1조2850억원으로 전년(5520억원) 대비 132.8%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는 이보다 늘어난 1조3776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153.2%에서 162.2%로 증가했다.
사조대림의 수익성 역시 올해 들어 부진했다. 올해 1분기 사조대림의 영업이익은 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4% 감소했다. 이 기간 순이익은 341억원에서 86억원으로 급감했다.
긍정적인 점은 주 회장의 대표 복귀 이후 사조산업의 수익성이 대폭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사조산업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09억원으로 전년 동기(5억원) 대비 23배 성장했다. 이는 매출 규모가 성장한 데 비해 매출원가를 줄이면서 내실 성장을 이뤄낸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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