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KB라이프생명 시설 건립 경쟁 각축하나생명, 자회사 출범 통해 후발주자 등극 가속참여사 확대 전망···임차규제로 비용 부담 여전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의 시니어 케어 전문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는 이달 중 하남미사 노인요양시설 사전 입주 수요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건축 중인 시설은 오는 12월 개소를 목표로 지난해 9월부터 공사에 착수했다. 약 500평 규모 부지에 전 세대 1인실로 구성될 예정이며, 수용 정원은 64명이다.
신한라이프는 현재 요양사업 분야에서 KB라이프생명의 유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라이프생명은 이 분야에서 한발 앞선 선두주자로, 2016년 KB손해보험으로부터 요양 전문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하며 가장 먼저 시장 진출에 나선 바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평창 카운티, 강동 데이케어센터 등을 포함해 총 7개의 요양 시설을 운영해왔다. 여기에 지난 5월, 서울 은평구에 세 번째 프리미엄 요양 시설인 '은평빌리지'의 운영을 시작하며 운영 시설을 8개로 확대했다.
올 하반기에는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광교와 강동 지역 신규 요양 시설 개소도 계획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시설을 확대하고 각 빌리지와 병설된 데이케어센터 운영으로 고객 연계성과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다른 지주계 생보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하나생명은 지난달 요양 자회사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출범하며 향후 라이프케어 전문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 요양 시설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부터 우리금융에 합류한 동양·ABL생명도 최근 요양 사업 진출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발주자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우리금융 경영연구소는 동양·ABL생명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시니어 하우징과 노인층 대상 주거·편의 서비스 제공 시설)'과 '시니어 케어'를 핵심축으로 한 금융서비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으며, 관련 보험상품 개발과 함께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생보사들이 고령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사업들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당시 인구구조의 고령화로 기존 사업 구조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해 고령층 관련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 3월 금융위원회는 보험회사 자회사가 요양, 건강관리(헬스케어), 장기임대 관련 새로운 업무들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한편, 요양시설 운영과 건강관리(헬스케어) 서비스 등과도 연계 가능한 시니어 푸드 제조·유통업 등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업무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여기에 생보사들의 요양시설 진출 활성화를 위해 토지 용도제한 등으로 불가피하게 요양 이외의 업무를 하는 경우, 노인복지시설 위탁운영 만 전문적으로 하는 자회사 영위 등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복지부와 실버타운 사업 경험이 없어도 위탁운영 가능하도록 노인복지법 시행령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요양 시설 사업자는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만 시설 운영이 가능하다는 규제가 여전히 생보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행법상 보험사가 요양시설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토지와 건물을 임대 방식이 아닌 직접 매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사업 시행 초기 인프라 확보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는 지속해서 임차규제 완화를 요구해 왔으나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금융위원회가 업권의 의견을 수렴해 관계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요양시설 관계부처 협의를 제의했으나, 복지부가 끝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유망한 신사업으로 지목되는 요양 사업에 보험사들이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는 부지 확보와 건축에 들어가는 초기 투자 비용이라는 진입 장벽"이라며 "단기간 내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주계 생보사들이 넉넉한 자금력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한 현재 상황에는 이같은 규제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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