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트럼프 압박에도 올해 3번째 금리동결한은 총재 "경기상황 따라 금리 충분히 낮출 것"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6~7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를 연 4.25~4.50%로 유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세 차례 연속 금리가 그대로 유지됐다. 미국 정책금리는 지난해 9월(-0.50%p), 11월(-0.25%p), 12월(-0.25%p) 연속 인하된 이후 올해 1월과 3월, 이날까지 세 차례 연속 동결됐다.
미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당분간 지표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발표된 높은 관세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경제 성장 둔화, 실업률 증가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로 인한 영향은 일시적인 물가 수준 변화라는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고 그 영향이 지속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 연준의 속도 조절에도 한은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달 금리를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이 2월에 낮춘 예상치인 1.5%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사실상 이달 큰 폭의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과 동시에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한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연 2.7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따라서 과거 말씀드린 것보다 (5월)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24일 발표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에 그친 만큼 이달 금리 인하를 확신하는 분위기이다.
이 총재는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ADB 연차총회 출장 중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며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가 더 벌어지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국(2.7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차이는 1.75%로 유지됐다.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두 나라의 기준금리 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통상적으로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과 벌어지게 되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빠져나가 원화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원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 상승과 함께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가면서 빅컷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동안 한은이 저돌적인 금리 인하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작년 상반기부터 치솟기 시작한 환율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환율이 이대로 안정세를 찾아간다면 한은의 금리 인하 정책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한편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금리 인하를 기존 고려한 세 차례보다 더 늘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총재는 밀라노에서 금리 인하 폭과 횟수와 관련한 질문에 "금리는 성장률 발표에 따라 하방으로 내려가는 영향이 있으니 더 낮출 이유는 많은 상황"이라며 "5월 성장률 전망을 발표하면서 다시 볼 것"이라고 답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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