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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하이엔드 동박' 힘주는 롯데에너지머티···'스페인 공장' 완공 또 연기되나

산업 에너지·화학

'하이엔드 동박' 힘주는 롯데에너지머티···'스페인 공장' 완공 또 연기되나

등록 2025.05.08 15:12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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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완공 예정 '하이엔드 동박 공장'···2027년으로 미뤄져현지 환경단체·지역주민의 공장 건설 반대···행정 소송 2건 접수'하이엔드 동박' 주력해 2028년 글로벌 점유율 1등 목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동박 스마트팩토리 1단계 조감도. (사진제공=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동박 스마트팩토리 1단계 조감도. (사진제공=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집중 육성 중인 하이엔드 하이브리드 동박 사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스페인 동박 공장이 암초를 만났다. 배터리 셀 고객사가 구매를 줄여 공장의 필요성이 낮아졌고, 더불어 현지 주민이 공장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회사 역점 사업인 하이엔드 동박 사업 플랜까지 꼬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에서 4일까지 사흘간 스페인 카탈루냐주 몬로이치 델 캄프(Mont-roig del Camp)에 위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하이엔드 동박 공장 부지에 스페인 3000명가량의 주민이 현장 점거를 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문제가 된 하이엔드 동박 공장은 스페인 정부가 추진하는 '페르테(경제 회복 및 전환을 위한 전략산업 육성)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약 5600억원(4억유로)을 투입해 연간 3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공장은 엘스 코멜라레츠 산업단지 내 4만1400㎡ 규모로 조성되며, 최대 10만톤의 하이엔드 동박 생산라인을 수용할 수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롯데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기 이전인 지난 2022년부터 계획되어 왔다.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인수 이후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의 여파로 배터리 셀 업체들이 동박 구매를 줄였고, 이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수요 조정을 이유로 완공 시점을 오는 2027년으로 연기했다.

하지만 스페인 공장 지연과 관련해 속내는 복잡하다. 단순한 수요 문제를 넘어서, 공장 설립 발표 직후부터 스페인 현지 지역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연합체인 '레볼테스 데 라 테라'는 "공장이 하루 250만 리터의 물을 사용하는 반면, 지역 농민들이 필요한 물의 절반 수준만으로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해 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2023년 공장 조감도를 재설계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법적 변수까지 더해지며 상황이 더욱 가중됐다. 스페인 현지 언론 아라(ARA)에 따르면, 지난달 현지 환경단체와 생태보호단체, 농민연합, 주민회가 공동으로 현지 시청을 상대로 두 건의 행정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소송의 핵심 쟁점은 도시계획 변경안 중 황산·염산·크롬산 등 유해 화학물질 처리와 대규모 용수 사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애초 2027년으로 연기된 완공 일정이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통상 스페인에서 환경 관련 소송은 복잡한 인허가 절차로 재판이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린피스 스페인은 기후변화 관련 소송에서 최종 판결까지 약 2년이 걸린 전례가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관계 당국과 협조하며 진행하고 있다"며 "2027년 투자집행 및 준공 완료 후 2028년 상업 생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착공 시점은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이엔드 동박' 힘주는 롯데에너지머티···'스페인 공장' 완공 또 연기되나 기사의 사진

하이엔드 동박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스페셜티' 사업으로 낙점한 핵심 사업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 속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레이시아 하이엔드 공장 현장을 직접 찾을 만큼, 롯데 그룹 차원에서도 기대가 크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하이엔드 동박은 6㎛ 수준의 얇은 두께에, 고강도·고연신·고밀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회사는 지난 2023년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28년까지 24만톤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점유율 30% 이상으로 1위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공식화한 바 있다.

그런 만큼 스페인 공장의 지연은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회사는 2026년을 기점으로 하이엔드 동박 공급 부족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설립 일정이 미뤄지면 공급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회사는 유럽 하이엔드 동박 시장규모가 지난 2023년 1만톤에서 오는 2030년 29만톤까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수요 확대 속에서 유럽 현지 생산 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두는 것은 경쟁력 측면에서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스페인은 전력 원가가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로, 기후 및 인건비 측면에서도 원가절감에 유리하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기존 가동 중인 말레이시아 공장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연섭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말레이시아 공장의 생산 효율 극대화를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 공장은 6개 라인이 가동 중이며, 연간 4만톤 규모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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