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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빈 곳간에 투자 뒷걸음"···LG디스플레이, 올해 진짜 변곡점

산업 전기·전자

"빈 곳간에 투자 뒷걸음"···LG디스플레이, 올해 진짜 변곡점

등록 2025.03.10 06:30

수정 2025.03.10 09:58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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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악화 속 '보수적 투자 기조' 유지신성장 사업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시급정철동 대표 "올해는 반드시 턴어라운드"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전례 없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는 LG디스플레이가 2025년 생존의 갈림길에 섰다. 정철동 대표는 올해 반드시 턴어라운드를 이뤄내야 한다는 절박함을 내비쳤지만, 이를 위해선 성장 엔진이 필요한 만큼 취약한 재무구조에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유동성은 지난 몇 년에 걸쳐 눈에 띄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의 작년 3분기 보고서를 보면 유동성의 지표 중 하나인 이익잉여금(연결기준)은 9785억원으로 전년말의 2조6760억원 대비 36%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회사의 이익잉여금은 2021년까지만 해도 8조5415억원에 달했으나 ▲2022년 5조3597억원 ▲2023년말 2조6760억원 등 해마다 절반씩 줄었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재무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 중 배당이나 기타 형태로 분배되지 않고 내부에 쌓아둔 금액인데, 통상 배당·투자 재원으로 쓰인다. 이 수치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항목은 순손익이다. 당기순이익을 남기면 그 숫자가 커지지만, 적자 국면에선 작아진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에도 2022년과 2023년 2조원대 영업손실을 낸 게 유보금 규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LG디스플레이의 여건은 그리 녹록치 않다. 작년에도 560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다 부채 상환 일정도 속속 돌아오고 있어서다. 작년 12월 1000억원 외화 채권을 기점으로 올해도 1월 2920억원, 2월 3200억원 등 총 7000억원대 회사채 만기가 도래했다. 지난해 유상증자로 약 1조3000억원을 조달하며 급한 불을 껐으나, 제반 상황을 고려했을 때 회사의 유동성은 더욱 위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금성자산 역시 ▲2022년 3547억원 ▲2023년 3163억원 ▲2024년 2022억원 등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곳간이 빌수록 신사업 등 투자 여력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를 방증하듯 LG디스플레이는 설비투자(CAPEX) 측면에서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약 2조2000억원을 집행했고, 올해도 2조원대 초중반 정도를 계획하고 있다. 많게는 7조원에 육박하던 2020년대 초반의 절반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나 중국 BOE 등 경쟁사와 달리 LG디스플레이가 IT용 8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설비 투자에 신중을 기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시장 규모나 기술적 측면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한 발 뒤에서 지켜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막대한 자금을 선뜻 꺼내기 어려운 사정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가 회복 흐름에 올라타려면 근원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며,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수익성 높은 사업 투자와 자금 조달, 내부 혁신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철동 대표는 연초 공식석상에서 "어떤 어려움에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성장할 수 있다"면서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을 선제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LG디스플레이가 올해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평가는 여전히 유효하다. 증권가에선 수년간의 노력과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효과 등에 힘입어 이 회사의 실적이 연중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인력 효율화와 감가상각 종료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무난히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이라며 "불확실성 해소와 수익성 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도 "체질 개선 준비가 끝났고, 2025년 가시화 구간에 진입했다"며 "모바일 신규 모델 진입과 확대된 캐파 중심의 출하 성장에 시장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IT용 8세대 OLED의 경우 업계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완전히 열리지 않은 현 시점에선 기존 6세대 양산라인으로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무구조와 관련해서도 회사에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를 수립해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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