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35년 만에 부회장 승진···새로운 '샐러리맨 신화' 탄생
여의도 증권가에 새로운 '샐러리맨 신화'가 탄생했다. 바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다. 입사 35년 차인 정 사장은 재임 기간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증권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정 사장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과 함께 김성환 신임 대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23일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 5년간 한국투자증권을 이끈 정일문 사장이 증권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1964년생인 정 사장은 1988년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1988년 동원증권으로 입사해 투자은행(IB)본부와 전략기획실을 거쳤다. 2004년엔 동원증권 IB본부 ECM부 상무를 2005년엔 한국투자증권 IB본부장을 역임했다.
2008년엔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및 퇴직연금본부장을, 2015년엔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및 퇴직연금본부 본부장 겸 부사장을, 2016년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부사장)을 맡았다. 2019년부터는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업계에서 정 사장은 'IB통'으로 유명하다. 또한 차장에서 부장을 거치지 않고 임원으로 승진한 일화도 유명하다.
정 사장은 2004년 동원증권 재직 당시 LG디스플레이(구 LG필리스LCD)의 사상 첫 한국과 미국 증시 동시 상장 작업을 진행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또한 삼성카드와 삼성생명 등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정 사장이 개인고객그룹장을 맡은 후에도 두각을 드러냈다. 정 사장이 그룹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한국투자증권의 개인자산관리부문 수탁액은 2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개인자산관리 영업수익이 주식 중개(브로커리지) 영업수익을 최초로 넘긴 것이다.
정일문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후 한국투자증권은 매년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4993억원이었던 순이익은 1년 만에 6844억원으로 늘었다. 2년 후인 2021년엔 1조4502억원을 달성하며 증권사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5357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영업수익은 23조7575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57억원)보다 10조원 이상 끌어올렸다.
정 사장은 재임 동안 카카오뱅크와의 협력은 물론 리테일 강화를 위해 초고액자산가 전담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고객 유입을 위한 다양한 리테일 서비스도 선보였다. 2020년 소액으로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미니스탁'을 출시했으며 지난해 1월엔 마이데이터 서비스 '모이다'를 출시했다.
위기의 순간마다 정 사장은 특유의 리더쉽을 발휘했다. 라임과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부실 사모펀드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자 한국투자증권은 총 10개 상품에 대해 100% 전액 보상을 결정했다. 총 1854억원 달하는 규모다.
정 사장은 추가 보상액이 2021년 1분기 순이익의 20% 수준임에도 "현실적으로 부담스러운 수치인 것은 사실이나 향후를 위한 투자로 생각하고 실행할 생각"이라고 말했었다. 이러한 정 사장의 결정에 투자자들은 '한국투자증권=신뢰'라고 평가했었다.
지난해 15시간 넘게 전산장애가 발생했을 때도 정 사장은 자신의 명의로 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 등에 사과문을 게시하며 신속한 피해보상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었다.
증권 부회장으로 승진한 정일문 사장은 유상호 증권 부회장과 함께 김성환 신임 대표이사를 지원할 전망이다.
유상호 부회장은 최장수 CEO이자 스타 CEO로 불리는 인물이다. 2007년 사장으로 선임한 이후 12년 동안 한국투자증권을 이끌었다. 재임 당시 한국투자증권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금융회사로 만든 인물이다.
증권가에선 유상호 부회장과 정일문 부회장이 함께 김 사장을 지원하는 것을 두고 '안정'과 '성장'을 모두 고려한 처사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직면하고 있는 불확실성 보다는 변화의 장기적 흐름과 방향성에 주목해 한 걸음 더 성장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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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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