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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노하우 다 때려 넣은 삼성바이오 5공장, '케파·속도·환경' 다 잡았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르포

노하우 다 때려 넣은 삼성바이오 5공장, '케파·속도·환경' 다 잡았다

등록 2023.10.18 12:00

유수인

  기자

4월 착공, 진행률 32%···공장가동 목표 시기도 5개월 단축'쿠키컷' 적용해 복제품 같은 5~8공장 건설 추진, 운영효율↑2단지 생산능력 132만4000L, 글로벌 CMO 30% 점유 유지

5공장이 지어지고 있는 연면적 9만6000㎡ 부지에선 바닥과 뼈대를 쌓아 올리는 골조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번 공사에는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약 500명 정도가 투입됐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5공장이 지어지고 있는 연면적 9만6000㎡ 부지에선 바닥과 뼈대를 쌓아 올리는 골조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번 공사에는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약 500명 정도가 투입됐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저쪽에 보이는 건물이 5공장입니다. 생산지원동(MS동)을 중심으로 5~8공장이 방사형으로 배치될 예정입니다. 5공장의 유틸리티동(UT동)의 골조 공사는 이미 끝났고, 생산동(DS동)은 내년 2월, MS동은 내년 6월 골조 공사를 마칠 계획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5공장 건설을 총괄하고 있는 배형우 P5 태스크포스(T/F)그룹장은 지난 17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공사현장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4월 착공 들어간 5공장, "레고 조립하듯 기둥 끼워 넣어···시공 시간 단축"
총 1조9800억원이 투입되는 18만리터 규모의 5공장은 삼성바이오 1~4공장이 위치한 송도 1단지 대각선 방향의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에 지어지고 있었다. 앞서 회사는 '제2바이오캠퍼스' 건립을 위해 지난해 7월 4260억원을 들여 제1바이오캠퍼스(23만8000㎡) 보다 약 30% 큰 규모의 35만7000㎡ 부지를 인천경제자유구역구청(IFEZ)으로부터 매입했다. 5공장을 시작으로 추가 생산공장 및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순차적으로 건립해 오는 2032년까지 총 132만4000리터의 생산능력(CAPA)를 확보하겠다는 게 회사의 계획이다.

5공장이 지어지고 있는 연면적 9만6000㎡ 부지에선 바닥과 뼈대를 쌓아 올리는 골조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번 공사에는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약 500명 정도가 투입됐다.

가장 진행이 빠른 UT동의 경우 기계·전기·배관(MEP) 공사가 이제 막 시작됐고, DS동은 2층까지 골조가 올라간 상황이다. 이곳에는 폐수처리장(WWT동), 냉각탑(CT동)도 세워질 예정이다.

이날 기준 공정률은 19.4% 정도다. 다만 이는 공사 진행만 따졌을 때 진행률로, 설계, 밸리데이션(품질검증 자체 점검) 등 전체적인 스케줄로 봤을 땐 32% 정도가 진행된 상태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3월 5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하고 4월 착공에 들어가는 등 이례적인 속도로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 공사기간은 총 24개월로, 동일 규모의 3공장(18만리터)보다 약 1년(35개월→24개월) 단축된 신기록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5공장의 첫 공정시기(OOF·Out Of Freezing)도 2025년 9월로 목표했는데, 회사는 지난 6월 이 시기를 같은 해 4월로 5개월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건설을 총괄하고 있는 배형우 P5 T/F그룹장이 지난 17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공사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유수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건설을 총괄하고 있는 배형우 P5 T/F그룹장이 지난 17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공사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유수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회사는 지난 10여년간의 공장건설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5공장에 집약해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모듈식 건축'은 건물의 구성 요소를 공장에서 제조한 다음 현장에서 조립하듯 건설하는 프로세스다. 이를 통해 현장 시공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건설 시 날씨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에 5공장에는 1~4공장을 세울 때와는 조금 다르게 PC공법(Pre-cast Concrete)을 적용했다. 이 공법은 철근 기둥, 보, 벽 등 콘크리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건설 현장으로 운송 후 조립·설치하는 방식이다. 공장 제작으로 현장 작업, 위험 고소 작업 등을 줄일 수 있고 골조 공기 단축 효과도 나타낸다.

배 그룹장은 "보통 콘크리트를 칠 때 거푸집 같은 걸 대는데 이곳에선 보기 어렵다. 기둥, 보, 벽 등이 전부 외부 공장에서 만들어져서 가지고 들어오기 때문"이라며 "큰 크롤러 크레인 8대를 두고 레고 조립하듯 끼워 넣어 설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단지부턴 '쿠키컷' 적용, 표준화·자동화 통해 업무효율 극대화
2단지에 들어설 6~8공장은 5공장과 마찬가지로 각각 18만 리터 규모로 지어진다. 4개 공장의 총 생산능력은 72만 리터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제1바이오캠퍼스의 60만4000리터와 더해지면 삼성바이오의 총 생산능력은 132만4000리터가 된다.

삼성바이오는 5공장을 포함, 제2바이오캠퍼스에 들어설 추가 공장에 '쿠키컷'(Cookie-Cut) 방식을 적용해 공사 효율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쿠키컷'이란 특정 디자인 등을 반복해서 사용해 건축물을 건설하는 방식으로, 주로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는 건설 프로젝트에서 활용된다. 쿠키컷 방식으로 건물을 지으면 동일한 디자인, 구조 및 기능을 갖는 여러 건물을 효율적으로 건설할 수 있으며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노균 삼성바이오 EPCV센터장(부사장)은 노균 삼성바이오 EPCV센터장(부사장)은 "송도 2단지의 기본적 설계 컨셉은 쿠키컷이다. 기존 1~4공장의 경우 메인 생산시설이 4개층으로 분산돼 높이가 좀 높게 돼 있다. 이를 좀 더 압축을 시켜서 2단지에 들어설 공장은 3개 층으로 모든 생산시설을 배치할 계획"이라며 "또 5~8공장은 동일 레이아웃으로 설계해 회전 배치할 예정이다. 복제품처럼 생산시설 안에 있는 모든 설비와 생산에 필요한 장비들을 표준화, 단순화 시켜 전체 단지를 운영하는 효율을 극대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유수인 기자

노균 삼성바이오 EPCV센터장(부사장)은 "송도 2단지의 기본적 설계 컨셉은 쿠키컷이다. 기존 1~4공장의 경우 메인 생산시설이 4개층으로 분산돼 높이가 좀 높게 돼 있다. 이를 좀 더 압축을 시켜서 2단지에 들어설 공장은 3개 층으로 모든 생산시설을 배치할 계획"이라며 "또 5~8공장은 동일 레이아웃으로 설계해 회전 배치할 예정이다. 복제품처럼 생산시설 안에 있는 모든 설비와 생산에 필요한 장비들을 표준화, 단순화 시켜 전체 단지를 운영하는 효율을 극대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노 부사장은 "쿠키컷 개념을 적용하면 생산 시설의 표준화된 운영 절차 구축을 통해 유연한 인력 배치 및 직무교육 시간 단축효과를 볼 수 있다. 1단지는 운영자별 각각의 프로세스 단계를 진행한 반면, 2단지는 단일 공정방법에 의한 순차적 진행이 가능해 작업자의 작업량과 인적 오류 감소를 도모할 수 있다. 업무 효율은 약 20% 이상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통합된 밸리데이션 방식을 통해 생산시설 구축 시 검증 절차 및 문서 작업 효율화도 꾀할 수 있다"며 "또 공장을 운영하다보면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기존 공장같은 경우 생산 규모 등이 달라 부품 호환이 어려웠다. 2단지는 효율적인 유지보수 운영으로 최적화된 스페어 파트(예비 부품) 활용 등의 장점이 있다"고 했다.

회사는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부문에 자동화를 도입할 방침이다.

우선 자동창고(Smart Warehouse)를 별도로 갖춰 더욱 효율적이고 안전한 물류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에 사람이 직접 운반했던 샘플 등은 중앙 스파인 브릿지(Spine Bridge)를 통해 다른 건물로 자동으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하는 등 물류 자동화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또 작업자가 직접 화학물질의 주입량 등을 수동으로 입력해야 했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무인충전시스템을 도입한다. 노 부사장은 "이를 통해 업무 효율을 약 50%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와 함께 설비를 통제하는 시스템을 통합해 중앙화함으로써 공장제어 및 데이터 관리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친환경 경영 트렌드에 발맞춰 탄소 저감을 위한 기술도 적용한다. 삼성바이오의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빅파마를 중심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 전(全) 과정에 대한 ESG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회사는 공조용 열원을 외부 온수열로 대체하고, 고효율 친환경 보일러를 도입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감소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적용해 친환경 에너지 비율을 확대한다. 이같은 방식으로 5공장 건설 시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1만1070 tCO2e 절감될 것으로 예측된다.

노 부사장은 "2단지 운영 탄소 배출량은 1단지 대비 2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 배풀 넷제로 달성을 위해 탄소배출 저감 항목을 적용해 이를 통한 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단지, 항체의약품 생산 집중···별도 부지에 ADC 생산시설 건설 계획
삼성바이오가 빠른 속도로 생산능력 확장에 나선 이유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뢰를 받으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전체 가동을 시작한 4공장은 생산능력이 24만 리터에 달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시설임에도 빅파마 중심의 대규모 수주가 증가하며 높은 수준의 가동률을 기록 중이다.

예상보다 빠른 4공장 가동률 상승세로 삼성바이오는 지난 4일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기존 15~20%에서 20% 이상으로 상향했다. 이에 올 연간 매출액은 3조6016억원으로 전망된다.

다만 5공장의 경우에는 항체의약품 중심의 생산에 집중할 방침이다. 노 부사장은 "전체 수급 상황, 우리가 예측하는 시장 상황 등을 봤을 때 빨리 공급능력을 확보해야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올해만 해도 벌써 작년 수주실적을 초과할 정도"라며 "특히 항체의약품이 지속적으로 연평균 10%씩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당초 계획했던 5공장 가동시기도 5개월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5공장을 포함 2단지 전체는 항체의약품 생산이 중심이 될 것이다. 확정된 제품은 없 아직 확정된 다른 모달리티에 대한 계획은 없다"며 "대신 유효부지가 있어서 ADC 생산시설 등 다른 모달리티는 별도의 부지에 별도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그러며 "글로벌 위탁생산(CMO)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게 우리의 성장전략이다. 5~8공장 완공 후에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삼성바이오가 2011년부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4500여명 임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해 최고의 복지시설을 마련했다"며 "벌써 5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2025년까지 준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한편, 5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의 채용 인력은 5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회사는 지난 8월 임직원들을 위한 새로운 복지동 '바이오플라자'를 개관하기도 했다.
제1바이오캠퍼스 내에 들어선 이 건물은 총 2만8800㎡(약 8700평) 규모에 5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는 임직원 편의와 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입점해있다. 회사는 교대조 포함 1일 4식을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휴일 근무자들을 위해 1년 365일 카페테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또 가정의학과 치과 물리치료실 근골격계치료센터 등 병원부터 심리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마음 챙김 상담소'도 있다.

아울러 최고급 운동시설을 갖춘 2000㎡(약 600평) 규모의 피트니스 센터에는 전문 트레이너가 상주하며 개인별 맞춤 운동을 지원 중이다.

존림 삼성바이오 대표는 "삼성바이오가 2011년부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4500여명 임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해 최고의 복지시설을 마련했다"며 "벌써 5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2025년까지 준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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