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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셀린느·톰브라운도 '직진출'···패션업계 초긴장

유통·바이오 패션·뷰티

셀린느·톰브라운도 '직진출'···패션업계 초긴장

등록 2023.02.07 16:05

수정 2023.02.07 17:19

윤서영

  기자

커지는 韓 명품 시장 규모···글로벌 본사 직접 나서높은 해외 브랜드 비중···수익성 타격 불가피할 듯신명품 포트폴리오 강화···차별화된 제품 수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의 '홀로서기'를 선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판권 계약을 맺고 국내에서 명품 브랜드 사업을 전개해 온 패션업계가 '알짜' 수익원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판권 계약이 종료된다면 브랜드 포트폴리오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실적에 대한 타격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패션하우스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신명품 브랜드인 톰브라운이 오는 7월 한국 시장 직진출에 나선다. 톰브라운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지난 2011년부터 12년간 국내에서 독점 판매를 해 왔던 브랜드다. 국내에서의 높은 인지도와 견고한 성장세 등에 힘입어 국내 명품 시장 장악에 직접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국 명품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삼정KPMG의 '럭셔리 시장을 이끄는 뉴럭셔리 비즈니스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럭셔리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58억달러(약 7조2923억원)에서 오는 2024년에는 70억달러(약 8조8011억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앞서 톰브라운은 국내 럭셔리 소비층으로 새롭게 부상한 2030세대 사이에서 이른바 '신(新)명품'으로 불리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톰브라운은 국내 직진출과 더불어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리테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파트너십을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상품발주부터 매장 및 인력 운영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고, 톰브라운 코리아는 향후 한국 내 모든 투자와 비용 지출을 전담하는 식이다.

다만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톰브라운 판권을 통해 판매를 하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 부분에서의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톰브라운을 비롯한 해외 브랜드들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전체 매출 가운데 3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특히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2조 클럽'에 입성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고 있는 대표적인 신명품 브랜드인 톰브라운을 비롯해 아미, 메종키츠네, 르메르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도 지난달 국내 파트너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품을 떠나 국내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2년부터 셀린느 브랜드의 판권을 확보해 국내 사업을 전개해 왔다.

메종 마르지엘라, 질 샌더, 디젤, 마르니 등을 보유한 글로벌 패션그룹 OTB도 한국 법인인 OTB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 사업 운영에 직접 뛰어들었다.

그동안 이들 브랜드의 국내 사업 운영권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가지고 있었지만 현재는 브랜드 유통이나 판매, 기존 매장 운영 등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 사업 전반과 신규 매장 등은 OTB의 한국 법인인 OTB코리아가 직접 챙기고 있다.

기존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이탈하자 주요 패션업체들은 매출 타격을 줄이기 위해 신명품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독창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는 것은 물론, 남들과는 차별화된 제품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10월 개성 가득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코펜하겐 패션 브랜드 '가니'의 국내 첫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같은 해 9월에는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추구하는 20~40대 고객을 타깃으로 한 '스튜디오 니콜슨'의 첫 번째 단독 매장을 내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9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일본 브랜드 '엔폴드' 단독 매장을 최초로 선보였다. 엔폴드는 이미 국내 정식 출시 전부터 편집숍을 통해 판매되는 등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다.

업계 관계자는 "판권을 확보해서 전개하던 브랜드들이 직진출에 나서면 국내 사업을 운영하던 파트너사의 매출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국내 파트너사가 해외 본사의 직진출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매출을 발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패션업계가 신명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는 이유는 현재 소비 트렌드가 고가격-저가격으로의 양극화가 계속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애매한 중가 브랜드가 고전하고 있는 반면 값이 싼 스파 브랜드와 고가의 신명품 브랜드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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