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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신약 전략 짜는 LG화학···美 '항암제‧CGT' 진출 본격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신약 전략 짜는 LG화학···美 '항암제‧CGT' 진출 본격화

등록 2022.11.02 17:38

수정 2022.11.03 08:49

유수인

  기자

손자회사 '아베오' 항암·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 주도"항암-비항암 사업, 각기 다른 전략 세울 것"R&D에 3000억원 투입···자체 신약으로 수익성 보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신학철 LG화학 부회장

LG화학이 항암 신약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바이오사를 인수하고 글로벌 항암제 및 세포‧유전자치료제(CGT) 기업으로 도약한다. 현지 역량을 최대한 유지해 미국 항암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비(非) 항암 파이프라인 사업에도 R&D(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해 바이오 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아베오)의 지분 100%를 5억6600만 달러(약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LG화학이 보유 자산 등을 활용해 미국 보스톤 소재 생명과학 자회사인 'LG Chem Life Science Innovation Center'(LG CBL)에 인수자금을 출자하고, 이후 LG CBL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신규 설립해 아베오 인수합병을 진행하게 된다.

향후 아베오의 주주총회 과반 승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의 등 절차가 진행되며, 이번 이사회 이후 합병 완료까지 약 3~6개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오는 기존 사업운영에 큰 변동 없이 존속법인 그대로 LG화학의 손자회사이자 LG CBL의 100%자회사가 된다.

LG화학이 아베오를 점찍은 데에는 회사의 잠재력과 시너지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베오는 2002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톤에 설립, 임상개발·허가·영업·마케팅 등 항암시장에 특화된 종합적인 역량을 확보한 기업이다. 2010년 나스닥에 상장됐고, 지난해 FDA로부터 신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포티브다'의 허가를 획득했다. '포티브다'는 올해 8월 미국항암치료가이드라인의 권고 약제 지위를 획득해 신장암 치료제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이에 아베오는 매 분기 견조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한 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2027년에는 미국 증권사 컨센서스 기준 5000억원 매출이 전망된다.

현재 진행 중인 '포티브다-면역항암제' 병용임상이 성공할 경우 치료제의 적용범위가 확장되며 추가적인 매출 성장도 기대된다. 아베오는 '포티브다' 외에도 임상 3상 진행 중인 두경부암 치료제 등 임상개발 단계 항암 파이프라인을 3개 확보하고 있다.

LG화학은 적절한 시기에 항암사업 육성 전략에 최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를 인수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아베오를 주당 15불에 인수했는데, 이는 인수 전날 주가 기준 43%, 30일 평균 주가 기준 71% 프리미엄이 반영된 수치다.

LG화학 인수결정 발표 바로 전날 주가는 10.48불이었고, 인수 전 30일 평균 주가는 8.7불이었다. 앞서 아베오는 지난 2017년 8월 28일 포티브다의 유럽 판매승인 이후 FDA 승인 기대감에 9월 1일 종가가 36.5불까지 올랐지만 최근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특히 회사는 아베오 인수로 단기간에 미국 내 항암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다양한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보험, 약가제도, 유통구조 등이 국내와 다른 체계로 운영돼 신약 개발 단계부터 현지에 특화된 상업화 역량이 요구된다. 직접 진출 난이도가 높은 시장이지만 항암 분야는 암 전문 소수 의료기관 중심의 판매 조직으로도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 아베오는 이미 성공적으로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에 LG화학은 미국 판매 항암신약 확보와, 미국 항암시장 진입 장벽 해소를 동시에 이뤄낸 셈이다.

LG화학은 아베오 주도로 항암제 사업을 활성화해 미국 시장을 선도하는 항암제 회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LG화학은 아베오의 역량과 조직 최대한 유지해 미국 항암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독자적 형태의 법인으로 운영한다. 아베오의 승인 신약과 상표 허가 등도 기존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준비 중인 '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도 아베오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화학은 미국 시장 진입을 목표로 고형암 CAR-T 치료제 등 다수의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자체개발 중이다. 특히 차세대 CAR-T 세포치료제 'LR19023'의 경우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어 아베오와 연계해 사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미국에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위한 생산시설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목표하는 시장에서의 생산시설 확보가 필수적인데, 'LR19023'의 임상1상 진입이 내년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R19023'는 현재 전임상 단계로 동물모델 암종에서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이에 회사는 이미 갖춰진 생산시설의 일부 시설을 임대하거나 위탁개발생산(CDMO) 활용, 지분인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추후 미국 현지 임상 가속화와 적기 상업화를 위해 생산시설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이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1일 컨퍼런스콜에서 "아베오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신약사업에 있어 강력한 기반과 역량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반면 비(非)항암 영역에 대해서는 아베오가 아닌 LG화학 주도로 사업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항암과 비항암 영역은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LG화학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 중 임상에 가장 가까운 후보물질은 요산생성 저해 기전의 경구용 통풍 신약 '티굴릭소스타트'다. 티굴릭소스타트는 최근 FDA으로부터 첫 번째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임상3상이 성공하면 '티굴릭소스타트'는 자체 개발한 국산 신약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LG화학은 2027년 FDA로부터 1차 치료제로 품목허가 승인 획득 후 2028년부터 글로벌 판매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회사는 미국에서 유전성 비만 치료제 'LB54640'의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약물은 지난 2020년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기도 했다.

LG화학은 올해 생명과학사업본부 R&D 예산에 총 3000억원을 배정했다. 이는 전년 2000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을 늘린 것이다. 이 중 올 상반기에만 1260억원의 비용을 R&D에 투자했다.

신약 전략 짜는 LG화학···美 '항암제‧CGT' 진출 본격화 기사의 사진

회사 측은 글로벌 임상시험 진행을 앞둔 신약 파이프라인 수가 많아지며 R&D 비용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연도별 R&D 비용을 보면, 2017년 970억원에서 2018년 1240억원, 2019년 1640억원, 2020년 1740억원, 2021년 2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생명과학사업본부 전체 매출액 대비 비율로 보면 2017년에는 5515억원 중 약 18%를 R&D에 투자했는데, 지난해에는 7600억원 중 26%를 투자했다. 올 상반기에는 4391억원의 29%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했으며, 올해는 전체 매출액을 8500억원 이상으로 잡고 약 35%에 달하는 비용을 R&D에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는 동시에 기존 주력 제품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R&D 비용 집행으로 악화할 수 있는 수익성을 일정 부분 지켜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자체 개발 당뇨 신약 '제미글로'와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 등 고수익성 주요 제품 출하 확대로 2021년 3분기 1770억원에서 올해 3분기 2252억원으로 증가했다. 4분기에도 백신 및 성장호르몬 등 주요 제품 출하 확대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한편, 영업이익은 글로벌 신약 임상 진행에 따른 R&D비용 증가로 작년 3분기 90억원(영업이익률 9%)에서 올해 3분기 58억원(2.6%)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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