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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지적 여전···오너가 곳간 채워 사익편취 의혹도

[농심은 지금②]내부거래 지적 여전···오너가 곳간 채워 사익편취 의혹도

등록 2020.11.26 09:0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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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5조원 눈앞 일부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율촌화학·엔지니어링, 내부거래 비중 ‘껑충’오너가 지분율 높아 배당금 사익편취 논란도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인 유통업이 정체됐고 정부의 규제, 일본과의 무역갈등,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요동치던 유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까지 마주하며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당장의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이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도 미지수다. 오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내놨던 처방들이 더 이상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각 유통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사업전략을 재편하는 등 또다시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그룹사를 중심으로 최근 현안과 경영 상황 등 현주소를 통해 짚어본다.[편집자주]

내부거래 지적 여전···오너가 곳간 채워 사익편취 의혹도 기사의 사진

농심그룹은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농심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 집단기업 기준엔 해당되지 않는다. 자산 총액 5조원이 대상 조건인데 농심은 자산이 이에 살짝 못미친다. 이 때문인지 ‘일감 몰아주기’로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던 농심 계열사들의 내부거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농심그룹은 농심홀딩스를 지배회사로 상장사 3개, 비상장사 15개, 해외법인 15개사를 보유하고 있다. 2세 경영 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농심그룹은 창업주 신춘호 회장의 세 아들인 신동원 부회장, 신동윤 부회장, 신동익 부회장이 각각 농심홀딩스, 율촌화학, 메가마트를 이끌고 있다.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은 공시의무 대상 기업집단으로 사익편취 규제를 받게 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일정 비율(상장회사 30%·비상장회사 20%) 이상이고,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비율이 연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율촌화학·엔지니어링, 내부거래 비중 ‘껑충’=현재 농심그룹 계열사 자산 총액은 5조원에 육박한다. 상장사 3곳의 올해 3분기 자산 총액은 농심 2조8225억원, 농심홀딩스 1조2761억원, 율촌화학 6288억원으로 집계돼 총 4억7274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비상장사들까지 합치면 5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예측이다.

특히 태경농산과 농심엔지니어링은 농심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공시대상 기업집단 조건 충족 이전에도 일감 몰아주기 수혜회사로 지목되고 있었다.

특히 농심이 올해 짜파구리·깡 열풍 등으로 최대 매출 달성을 눈앞에 두면서 그룹사로부터 원재료 등을 매입하는데 들인 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18.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들도 덩달아 수혜를 입은 것.

태경농산은 농축수산물 가공 및 스프 제조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다. 지난해 태경농산 매출액은 3485억원으로 전년(3471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중 특수관계자 간 거래로 올린 매출은 1974억원이다.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56.65%로 전년(57.0%) 대비 0.35%포인트 감소했다. 전체 내부거래액 가운데 농심을 대상으로 올린 매출은 1935억원이다.

태경농산은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을 낮췄지만, 율촌화학과 농심엔지니어링은 오히려 내부거래 비중이 늘어났다. 특히 농심엔지니어링의 내부거래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율촌화학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4838억원을 기록했고 이 중 특수관계자와 거래로 올린 매출은 1867억원으로 집계됐다.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 대비 1.4%포인트 늘어난 38.67.2%로 나타났다.

농심엔지니어링은 엔지니어링, 식품가공설비 및 기기 등의 제조 및 관련 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4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특수관계자를 통해 올린 매출은 921억원이다. 내부거래 비중이 무려 62.05%에 달해 전년 33.4% 대비 28.65%포인트나 뛰었다. 전체 내부거래액 가운데 농심을 대상으로 올린 매출은 886억원이다.

◇배당금으로 오너가 주머니 채워···사익편취 논란=농심홀딩스는 장남 신동원 농심그룹 부회장이 42.92%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차남 신동윤 부회장이 13.18%를 갖고 있다. 농심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태경농산, 농심엔지니어링 등이다. 농심-계열사-농심홀딩스로 이어지는 자금순환구조가 구축돼 있는 것이다.

농심그룹의 계열사들 간 내부거래는 제품 원재료 등 영업기밀 유지를 위해 ‘수직계열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전경련은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관련,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확대되면 경영상 필요에 따라 수직계열화한 계열사 간 거래가 위축돼 기업 경영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계열사 간 거래 비중이 높은 곳들 다수가 농심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만큼 일감 몰아주기 구조라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배당금을 통해 오너일가의 주머니를 채운다는 ‘사익편취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농심홀딩스가 지난해 벌어들인 매출액 전체(181억원)은 모두 계열사 배당금이었고, 농심홀딩스는 신동원 농심 부회장(지분율 42.92%),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지분율 13.18%) 등 특수관계자들에게 총 62억원을 배당했다.

또 농심이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내부거래에 제동이 생길 수 있는 탓에 세 형제의 계열 분리 작업도 더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농심 관계자는 “내부거래의 핵심은 총수일가 사익편취인데 농심은 해당사항이 없다”면서 “농심의 여러 계열사들은 70년대부터 전문화된 기업으로 농심과의 거래는 사업의 효율성 증대 효과 측면에서 합리성을 갖춘 것으로, 지속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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