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 인수 땐 유료방송 점유율 41.45% 유료방송 구도, KT 위주로 재편 가능성 ↑ LGU+(24.91%)·SKT(24.17%)와 격차 벌리나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딜라이브 채권단이 통신 3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매각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딜라이브 인수 가능성이 꾸준히 점쳐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번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매각 주관사는 메릴린치뱅크오브아메리카다.
딜라이브는 서울·경기를 거점으로 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가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인 국민유선방송투자가 지분 94.87%(3167만6938주)를 보유해 최대 주주로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177억원, 229억원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을 638억원이다.
KT의 딜라이브 인수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7500억원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단 한 업계관계자는 “입찰가가 알려진 사실과 다를 수 있다”라고 전했다. 애초 MBK와 맥쿼리는 2015년 딜라이브 매각 추진 초기 2조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으나, 수익성 저하로 가격이 꾸준히 하락했다. 2018년에는 1조원으로 매각가가 줄었으며, 현재도 추가 가격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가격이 4911억, 1인 가입자 인수가 약 36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딜라이브의 몸값도 조를 넘기긴 어렵다. 딜라이브의 경우 가입자 2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HCN의 1인당 인수가를 곱하면 약 7200억원으로 계산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도 8000억원을 넘기긴 어렵다.
엔테테인먼트사인 자회사 IHQ의 분리매각 때는 인수 가격이 더욱 낮아질 수도 있다. 딜라이브는 그간 단점으로 지적된 높은 몸값의 조정을 위해 분리 매각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왔다. 실제 지난 2월 손자회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를 인쇄기기 및 화장품 제조업체인 VTGMP에 분리 매각한 바 있다.
KT가 딜라이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유료방송 점유율은 41.45%로 압도적 1위가 된다. SK텔레콤(24.17%)과 LG유플러스(24.91%)가 남아있는 매물인 CMB(시장점유율 4.58%), 개별 소규모 케이블TV 9개(4.9%)를 모두 인수해도 KT를 넘어설 수 없다.
시장 관계자들은 KT가 현대HCN·딜라이브 인수를 계기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거대한 몸집을 무기로 다양한 콘텐츠 확보와 함께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구현모 KT회장은 지난 10월 B2B(기업간 거래)로 DX(디지털전환)을 알리며 “현대HCN 인수를 계기로 확실한 1등 플랫폼 기반을 가져가고 내년 콘텐츠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겠다”라고 강조했었다.
한편 이에 대해 KT 측은 “확인할 수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딜라이브 역시 “(단독입찰 사실을)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딜라이브 채권단은 KT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격적 매각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 과정을 통해 정확한 인수 가격이 산정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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