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구광모·조원태·허창수 실적 감소에도 보수↑
재계 총수 가운데 ‘연봉킹’에 올라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7개 계열사에서 총 181억7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2018년 연봉 78억1700억 대비 103억원이 증가한 수치로 신 회장은 2018년의 경우 구속 수감으로 7개월치 보수를 자진 반납한 바 있다.
연봉을 받은 곳은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 호텔롯데 등으로 이 중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건설은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신 회장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3.1% 급감한 롯데케미칼에서 급여 35억원, 상여 6억1300만원를 포함해 총 41억13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이는 계열사 연봉 수령액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롯데케미칼 측은 “2019년 매출액 15조1235억원과 영업이익 1조1073억원 달성으로 석유화학업계의 선도적인 지위를 유지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의 경우 실적은 2018년 5140억원에서 2019년 3056억원으로 40.54% 감소했으나 신 회장의 연봉은 6억800만원에서 25억7100만원으로 322.86% 증가했다. 롯데건설은 최 회장이 연봉 10억원, 상여 6억3300만원, 퇴직금 9억3800만원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회장 취임 후 두 번째 연봉을 공개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보수액도 전년 대비 324.21% 증가했다. 반면 지주회사 LG의 영업이익은 계열사 실적부진으로 전년대비 43.77% 줄어든 1조241억원으로 집계됐다.
구 회장은 지난해 6개월치 급여 10억6000만원, 상여금 2억1200만원 등 총 12억7200만원을 받았으나 올해는 급여 43억3600만원, 상여 10억6000만원을 포함해 총 53억9600만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6개월치 연봉임을 감안해도 연봉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젊은 총수로써 ‘실용주의’와 ‘혁신’을 내세웠던 구 회장은 2019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미래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며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룹 총수로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경영행보를 보인 구 회장의 역할을 고려, 급여와 상여가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LG 측은 공시를 통해 “기본급과 역할급을 각각 1~3월 중 1억7700만원, 4~12월 중 1억8200만원씩 매월 지급했다”며 “상여금은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사업구조 고도화에 기여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GS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허창수 명예회장도 GS와 GS건설에서 총 90억4100만원의 연봉을 받아 2018년 77억6500만원 대비 16.43% 늘어났다.
GS에서는 상여금이 2018년 28억8300만원에서 10억48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으나 GS건설에서는 2018년 지급되지 않았던 상여금이 31억8500만원 지급됐다. 이는 2018년의 타겟 세후이익 등 목표달성을 고려해 연봉의 약 127%를 지급한 것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지난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서 각각 13억7800만원, 5억1500만원을 받아 2018년 총 연봉액인 10억9800만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에서 급여 13억1401만원, 상여 6434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대한항공 사장에서 올해 회장으로 승진하며 급여가 두 배 이상 늘었으며 한진칼의 경우 상여 없이 급여만 5억1500을 받아 전년 대비 큰 차이가 없었다.
한진칼은 2018년 영업이익 1088억원을 거뒀으나 지난해에는 계열사 진에어의 실적 부진 영향으로 3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대한항공도 영업이익이 2018년 6712억원에서 2019년 2575억원으로 61.64% 쪼그라들었다.
작년 4월 별세한 고 조양호 전 회장은 ▲대한항공 510억5350만원 ▲한진칼 57억7600만원 ▲한진 102억8038만원 ▲진에어 19억5500만원 ▲한국공항 11억3513만원 등 5곳에서 급여 및 퇴직금을 받았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전년대비 67.44% 낮은 150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가운데 신세계 오너가에 총 94억30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이는 2018년 대비 3.25% 감소한 수치다.
이마트는 지난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35억6200만원, 이명희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에게 각각 29억34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정 부회장의 급여를 살펴봤을 때 이마트의 실적 급감에도 상여는 2018년 16억7600만원에서 2019년 15억7800만원으로 9800만원 감소에 그쳤다.
같은 기간 임원인 이갑수 전 대표의 경우 상여가 6억2400만원에서 3억3500만원, 형태준 사내이사는 2억42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권혁구 이사는 7억5000만원에서 6억8400만원으로 줄었다.
이 밖에도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각각 70억4000만원, 51억8900원을 받았다. 정몽구 회장은 연봉이 전년 대비 26.5% 줄어든 반면 정의선 부회장은 같은 기간 75.8% 늘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SK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실적이 감소한 가운데 양사에서 전년과 동일한 각 30억원을 보수로 받아 총 60억원을 챙겼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은 경영에 복귀한 2017년 3월부터 삼성전자로부터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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