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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메디칼 엄태건 대표

[나는 엔젤이다①] 태준메디칼 엄태건 대표

등록 2018.07.23 15:12

강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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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메디엑스포 VIP만찬실에서 건배제의를 하고 있는 대구FC엔젤클럽 엄태건 엔젤(대구경북의료기기협회장, 태준메디칼 대표이사)(사진=강정영)대구메디엑스포 VIP만찬실에서 건배제의를 하고 있는 대구FC엔젤클럽 엄태건 엔젤(대구경북의료기기협회장, 태준메디칼 대표이사)(사진=강정영)

지난 6일, 대구메디엑스포 VIP만찬실에서 그가 건배제의를 했다. 대구의료기기협회장 자격으로 김연창 대구부시장을 비롯한 대구메디엑스포 VIP들 앞에 선 그는, 와인잔을 들고 대뜸 엔젤클럽 이야기를 꺼냈다.

“메디시티 대구에는 엔젤클럽이 있습니다. 엔젤클럽은 대구시민구단인 대구FC를 후원하는 시민단체로 구호가 있는데, 메디시티 대구 또한 대구의 상징인 만큼 그 구호를 따라 해보겠습니다”라며 잔을 높이 들고 이렇게 외쳤다.

“메디시티는 대구다, 대구는 메디시티다!”

“축구는 대구다, 대구는 엔젤이다!” 는 엔젤클럽의 구호를 패러디 한 것이다.

VIP들은 힘차게 건배사를 따라했다. 왜 건배사를 그렇게 했나고 물었더니, 엄 대표는 “대구 하면 떠오르는 것, 대구의 상징이라는 차원에서 똑같다”며, “그냥 그 구호가 번쩍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냥 번쩍 떠올랐다', 그것은 평소에 세포 속에 본능처럼 들어있다는 이아기다. (주)태준메디칼 엄태건 대표는 오리지널 의료기기 전문가다. 2004년 중외메디칼 대구경북지점에서 독립채산제 대리점으로 전환되었고, 2012년 법인사업자로 전환했다.

엄태건 태준메디칼 대표이사가 2018 대구메디엑스포 태준메디칼 부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엄태건 태준메디칼 대표이사가 2018 대구메디엑스포 태준메디칼 부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앙공급실장비, 수술실장비, 신생아실장비, 산부인과전문장비, 치료관련기기 장비를 대학병원 및 전문병원, 신규 오픈병원에 공급하는 의료기기 공급 전문기업이다.

“신뢰받는 제품, 철저한 사후관리”라는 기업슬로건을 철저히 실천하며, 공급실, 수술실 분야 의료장비 분야에서는 역내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엄 대표는 의료기기는 제품력만큼 A/S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잘 사용하고 잘 관리하면 그만큼 제품수명도 길어지고, 정확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준메디칼에서는 각 거래처마다 전담 관리사원이 있다.

뿐만아니라, 대학병원에는 2주에 한 번씩 무상으로 사전정기점검(Before Service)을 한다. 수술실이나 중앙공급실의 경우 의료기기의 고장이 환자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매일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다.

대학병원에는 태준메디칼과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의사,간호사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있다. 교대근무를 하는 의료진의 특성상 서로 만날 수 없다 하더라도, 기기를 사용하면서 의문스러운 점, 불편했던 점을 메모해두면 담당관리자가 그 부분을 체크하고, 결과를 또 메모해둔다.

일반 로컬병원들에도 12시간 이내 부품까지 해결하는 A/S전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태준메디칼과 한번 인연을 맺은 병원은 오래 간다.

엄 대표는 중고의료기기는 판매하지 않는다. 의료기기만큼은 내용연한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A/S를 꼼꼼히 하다 보니 내용연한이 지난 의료기기를 주요 부속만 새 것으로 교체해서 팔아라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들어오지만 끄떡도 안한다.

의료기기만큼은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는 신념이다. 그는 이 때문에 큰 돈은 못벌었지만, 이 때문에 오래오래 믿어주는 병원들과 행복하게 의료기 판매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화중에 그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경산시 축구협회와 경산 중앙병원의 MOU체결을 위해 매개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시절까지 축구선수였다. 결정적인 부상으로 계속 축구선수의 길을 가지 못한 아쉬움이 그를 엔젤클럽으로 불렀고, 누구보다 열정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생활체육인들이 경기 중에 부상을 입는 일이 매우 많은데 안전장치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프로구단 경기때만 앰블런스가 대기하고 있고, 이 외에는 부상 발생시에 개인적으로 조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지역내 축구동호회와 응급실 및 앰블런스가 준비된 가까운 병원과 MOU를 맺고, 경기가 있는 날 앰블런스를 대기하거나 긴급출동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의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부상으로 축구선수의 꿈을 접어야했던 엄 대표의 또 다른 작은 꿈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평생 다치지 않고 행복한 축구를 하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엄태건 대표가 2500만원 상당의 ‘휴대용 뇌출혈진단기’를 대구FC구단에 기증한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외상은 눈에 보이지만, 고여 있는 출혈은 눈에 보이지 않아 더 위험하다. 외상이 없다고 해서 어영부영 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너무 많기에, 그는 선수들이 쓰러지면 바로 뇌출혈진단기로 내부출혈 여부를 확인하기를 권한다. 미국에서는 이 장비를 911 차량에 구비하고 다닐 만큼 중요한 장비다.

엄태건 대표이사실에 전시된 K리그 공식 축구공들(위), K리그 구단들의 축구공(아래)엄태건 대표이사실에 전시된 K리그 공식 축구공들(위), K리그 구단들의 축구공(아래)

태준메디칼 대표이사 방에는 축구공이 스무 개 정도 진열되어 있다. 한쪽은 K리그에서 공식 사용하는 축구공들이고, 다른 한쪽은 K리그 전 구단의 공들을 직접 구입해서 진열해두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지역사랑이다. 세계적인 유명 구단의 공이 아니라 K리그 구단들의 공이다. 대구FC에 대한 사랑이 그렇게 진열되어 있었다.

회원이 1300여 명에 이르는 엔젤클럽에 엄태건 대표는 55번째 회원으로 가입했다. 당시만해도 엔젤클럽에 대한 기대감과 신뢰감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다.

엄 대표는 가입당시, 이호경 회장의 사명감과 열정에 감동받았다고 회고했다. 이호경 엔젤클럽 회장을 만나면서 ‘나는 의료기기협회장으로서 회원들에게 어떤 신념을 안겨주었나?’는 반성도 했다.

사실, 엄 대표는 대구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엔젤의 새로운 공기가 되었다. 건설업을 운영하는 이호경 회장 지인을 중심으로 릴레이되어 가던 엔젤이 엄태건 엔젤로부터 전혀 다른 영역으로 확장되는 새로운 시작점이 되었다.

지금 서울, 부산 등 외지는 물론 외국에서까지 엔젤회원이 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게 된 결정적인 물고가 터진 것이다.

그는 승용차에 엔젤카다록을 싣고 다니며 엔젤클럽을 전파하고, 기념 사인볼과 회원가입증을 직접 전달하면서, 본업보다 더 많은 시간을 엔젤클럽에 쏟으며 이해할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엔젤클럽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는 엄태건 엔젤은 엔젤회원이 1300여명에 이르는 지금, 오히려 부담과 책임이 커진다고 말한다.

“단순한 후원단체를 넘어 축구를 통해 침체된 대구경제와 대구정신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고자 하는 더 큰 목표가 있기에, 올 연말 전용구장 완공을 앞두고 선수들도, 엔젤클럽도 더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모임에서도 그의 건배사는 하나다. “축구는 대구다, 대구는 엔젤이다!”

대구 강정영 기자 newswayd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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