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에 사무실 차린 총리 후보자·국정기획위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연수원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무실은 물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무실이 자리를 잡았다. 이에 정부와 언론의 이목이 쏠리는 것. 다만 정작 이곳에 거주하는 금감원 직원들의 불편이 증대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와 금감원을 고민에 빠트렸다.
금감원 한 직원은 “통의동 연수원이 청와대, 정부청사와 가깝다보니 내각 후보자들이 연수원에 종종 사무실을 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수원의 보안이 강화되고, 고위 공무원과 기자들의 출입이 늘어나다 보니 연수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금감원 연수원이 아니라 청와대 연수원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직원들은 이처럼 불만이 증가하고 있지만 단 한마디 건의조차 못 하고 있다. 금감원 한 직원은 "정권에 잘 못 보였다가 그나마 좋은 위치에 자리한 연수원을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며 "이제는 때마다 찾아오는 정례행사로 생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비단 이러한 불만은 금감원뿐만 아니라 광화문 일대에 위치한 금융기관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일례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사무실을 차린 예금보험공사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예보 한 관계자는 “국내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예보로 출근하다 보니 신경을 안쓸 수가 없다”며 “출근길에 부총리를 취재하려고 온 취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광화문 정부청사 내에 후보자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언제까지 인사 시즌 때마다 광화문 일대 공기관에 사무실 마련하라고 할 것이냐”며 “정부청사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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