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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박창민의 힘···실적·주가 쌍끌이 ‘돌풍’

[건설&CEO]대우건설 박창민의 힘···실적·주가 쌍끌이 ‘돌풍’

등록 2017.04.25 17:45

수정 2017.06.20 12:46

김성배

  기자

강남 대어 과천주공 1 등 수주전 진두지휘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 2조···고수 진가1분기 영업익 역대 최고···주가도 뜀박질1만원까지 갈까···매각 이슈 등 숙제 여전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출처=대우건설)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 역대 첫 외부출신 CEO(최고경영자)인 박창민 사장이 최근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취임이후 정중동 행보를 보이는 듯하더니 올해들어 범강남권 재건축 대어인 과천주공 1단지를 직접 수주하는 등 주택사업에 적극 나서 성과를 올리고 있어서만이 아니다. 지난해 실적의 빅베스(대규모 손실처리)가 약발을 받아 주가가 튀어오르고 있는 데다, 1분기 실적까지 어닝서프라이즈를 나타내는 등 대우건설이 훨훨날고 있어서다.

2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우건설 수장에 오른 박창민 사장은 대우건설맨이 아닌 현대산업개발 출신 CEO다. 실제 박 사장은 1979년 입사한 후 35년간 줄곧 현대산업개발에만 몸 담아 온 '현산맨'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1~2014년 현산 사장을 지냈으며, 지난 2013년부터 3년간 한국주택협회 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해 재건축, 재개발은 물론 건축 등 주택사업 전문가로 통한다. 때문에 사장 취임 당시 대우건설 노동조합의 반발에 휘말리는 등 숱한 우여곡절 끝에 수장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박 사장이 드디어 그의 저력을 시장에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의 친정(현산)에서의 주특기인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GS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 기존 맹주들에게 보란듯이 공격적 수주 행보에 나서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올 들어 현재까지 수주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은 총 1조7207억원으로, 올해 전체 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인 1조8000억원의 95%를 이미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1년 동안 따낸 도시정비사업 수주금액(1조6733억원)을 1분기 만에 넘어선 셈이다.

수주금액 뿐만 아니라 총 4곳을 수주하며 수주 건수도 가장 많았다. 대우건설은 지난 1월 서울 신림2구역 재개발(1414억원)을 시작으로, 지난달 부산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인 감만1구역 재개발(1조375억원), 대구 파동강촌2지구 재건축(1273억원), 경기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4145억원) 등을 연이어 수주에 성공했다. 이처럼 올 들어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던 대우건설은 단 1분기 만에 도시정비사업 분야 강자로 떠올랐다. 도시정비사업 강자인 현산 출신 박창민 사장이 강남권 수주전(과천주공 1단지)에 직접 나서는 등 공격 행보를 거듭한 성과가 나타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같은 주택사업 돌풍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이 대우건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대우건설 영업이익은 2211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전망 1324억원(에프앤가이드기준)을 66% 이상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인 것으로 전년 동기(816억원) 대비 171% 증가했다. 이는 활발하게 분양사업을 전개해 온 주택과 건축부문에서 양호한 수익성을 기록하고, 해외부문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가능했다고 대우건설이 설명했다. 일부에선 최근 대우건설 빅배스 효과라는 얘기도 있지만, 시장 컨센서스를 두배 가까이 상회하는 등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은 주택사업 등 기존 매출 사업들이 수익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지난해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던 주가도 뜀박질하고 있다. 지난 24일 거래소 시장에서 대우건설의 주가는 1주당 7220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일 대비 1.55% 오른 수치다. 무엇보다 이 회사의 주가는 연초(1월2일)와 비교하면 41.01% 가량 올랐다. 이같은 주가양상은 지난해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지정 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 감사의견 거절 이후 대우건설의 주가는 줄곧 하향세를 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주가상승은 이 회사가 실행한 빅베스의 결과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5030억원의 영업손실을 지난해 기록했다고 지난 2월9일 공시했다. 이날 이후 대우건설의 주가는 줄곧 수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잠재부실을 털어낸 상황에서 회계 불확실성 해소, 추가 실적개선 기대감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박창민 사장의 과감한 결단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온다.

다만 여전히 1만원에 크게 못미치는 주가는 그의 아킬레스건이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주가와 실적을 유지하는 조건 하에 올 7~8월경 대우건설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낸 뒤 10월경 매각에 착수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동걸 산은회장을 비롯해 산은측은 여전히 최대 1만3000원에서 최소 1만원 이하의 주가에선 매각이 어렵다는 뜻도 동시에 내비치고 있어 박 사장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박창민 사장 본인이 매각에 큰 뜻을 두고 있지 않다는 시장 안팎의 의혹어린 시선도 남아 있어 이를 불식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박창민 사장이 성과를 올리고 있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지속적인 실적향상과 주가 등은 여전히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해외건설에서 분명한 시그널은 물론 회계관련 이슈에서도 시장의 신뢰감을 얻어야 진정한 평가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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