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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진퇴양난’···손대는 것 마다 실패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진퇴양난’···손대는 것 마다 실패

등록 2016.05.18 16:48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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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시멘트 인수·면세점 진입 좌절㈜동양 경영권 장악도 실패 ‘울상’900억원대 자금 묶여 투자 제한적 “신사업 ‘헛발질’ 부담 가중” 지적도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인수합병의 귀재’에서 ‘실패의 아이콘’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동양시멘트 인수전과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서 잇따라 좌절감을 맛본데 이어 올해는 ㈜동양 경영권 장악 마저도 차질을 빚으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유진그룹은 지난 3월 ㈜동양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존 경영진에 패배한 이후 인수와 관련해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진그룹은 정기주총에서 ‘이사수 증원’과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며 경영권 장악을 꾀했지만 부결되면서 실패하고 말았다. 소액주주를 비롯해 3대주주인 삼표(지분율 3.19%)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게 주된 요인이다.

당시 주총에 참석한 최종성 유진기업 대표는 추가 지분 매입은 물론 임시 주주총회 소집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1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유진그룹이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유진그룹이 자금에 대한 부담으로 ㈜동양 인수를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그룹은 유진기업과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동양 주식 총 3109만3839주(지분율 13.02%)를 보유 중이다.

그 중 2340만839주(9.8%)를 갖고 있는 유진기업의 주식 취득 가격이 702억6184만원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유진투자증권과 함께 총 9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동양에 묻어둔 셈이다.

유진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542억원이었고 1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현금성 자산이 817억원 정도라는 점에서 미뤄봤을 때 해당 금액은 상당한 규모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진그룹이 신사업 명목으로 헛심만 쓰고 계열사에 부담만 떠안겼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면세점 사업권 입찰과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재계에서 ‘인수합병의 귀재’로 통한 유경선 회장의 자존심에 금이 간 것은 물론 경쟁 업체인 삼표로부터 위협 받는 상황이 됐다. 삼표는 지난해 동양시멘트 인수 성공과 함께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올해도 환경은 유진그룹에 우호적이지 않다.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은 3월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동양 지분율을 25% 이상으로 늘려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유진그룹이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서는 약 12%p의 지분율을 높여야하며 앞서 투자한 금액을 넘어선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간 사들인 지분의 주당 평균가격은 약 3000원이지만 최근에는 주가가 3500원 수준으로 올랐다. 정진학 사장이 자금조달 방식 중 하나로 ‘대출’을 언급한 이유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동양 현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 등으로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고 2대주주 파인트리자산운용(지분율 10.03)이 경영 참여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추가 지분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유진그룹이 애써 사모은 지분을 되팔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이미 100억원 이상의 차익 시현이 가능하고 대부분 장내 매수를 거쳤기 때문에 쉽게 처분할 수 있지만 기업 이미지 손상의 위험이 있다.

유진그룹의 ㈜동양 주식 매입 사실이 알려지자 업계 안팎에서는 ‘단기 투기자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동양이 법정관리를 졸업하면서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됐고 5000억원대 현금자산까지 보유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유진그룹 측은 단순투자에서 경영권 참여로 목적을 바꾸는 한편 레미콘 사업 시너지를 강조하며 의혹을 불식시켰으나 현 시점에서 또 다시 번복한다면 업계 안팎에서 신뢰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진그룹이 ㈜동양 인수를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 오히려 자본을 묶어놓는 악수가 됐다”면서 “자금 문제로 신사업에 투자할 기회가 줄어드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크나큰 손실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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