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언밸런스 한 두 주인공 ‘레지’와 ‘제이크’의 버라이어티한 액션과 웃음 폭탄이 무기다. ‘새는 머리가 나쁘다’는 선입견을 깰 정도로 높은 지능과 뛰어난 사고력을 지닌 ‘레지’, 거대한 육체미와 발빠른 행동력을 보이지만 머리는 많이 나쁜 ‘제이크’는 자신들과 같은 칠면조들이 공포에 떠는 ‘추수감사절’의 악몽을 지우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향한다.
‘추수감사절’은 11월의 내 번째 목요일로서 미국인들의 대표적인 휴일이다. 이 시기에는 온 가족이 모여 칠면조 고기를 먹는 풍습이 있다. ‘터키’는 인간들의 식탁에 오를 뻔한 칠면조 ‘레지’와 ‘제이크’가 이 같은 악습(?)을 바꾸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는 모험을 그린다. 정부가 비밀리에 개발한 타임머신을 타고 최초의 추수감사절인 1621년으로 돌아가 과거를 바꾸고 현재의 칠면조 고기를 먹는 풍습을 없앤 다는 발상이 흥미롭다.
미국 정부의 비밀 프로젝트인 ‘타임머신’이 등장하는 장면, 혹은 과거 1621년의 칠면조 농장 풍경, 이 시간대를 넘나드는 ‘타임슬립’은 아기자기하면서도 결코 어린이 취향에 머물지 않는 재미와 빠른 전개로 어른 관객들에게도 충분한 재미를 전할 만큼 눈길을 끈다.
특히 400년의 시간차를 두고 이어지는 칠면조 콤비의 액션과 수다 폭탄의 웃음 코드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들이 내세운 ‘타임슬립’ 코드와 맞물리며 묘한 연장선의 느낌을 준다.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 돌연변이 액션의 원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 등이 올해 ‘타임슬립’ 인기의 견인차와도 같은 작품들이었다. ‘터키’의 ‘타임슬립’ 재미 코드 역시 이들 작품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두 콤비가 시간 여행을 통해 추수감사절의 악습(?)을 깨고 모든 캐릭터들이 즐기는 추수감사절 음식이 그것(?)으로 바뀐 뒤에 오는 기분 좋은 웃음은 이번 애니의 마지막 웃음 포인트다. 극장을 나서면서 분명히 그것(?)을 먹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새’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의 흥행 불패 법칙, 여기에 최근 국내 엄마 관객들 사이에 불고 있는 애듀메이션(교육+애니메이션) 열풍, 전통적인 애니메이션 고정 성인 관객층도 충분히 흡수할 만하다. ‘터키’ 올 여름 극장가 애니 흥행 선두에 설 충분한 자격이 된다. 개봉은 오는 31일.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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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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