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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국이냐 편향이냐···논란의 정의구현사제단

[정치2.0]구국이냐 편향이냐···논란의 정의구현사제단

등록 2013.11.26 16:47

수정 2013.11.26 17:41

이창희

  기자

연말정국이 때 아닌 정(政)-교(敎) 갈등으로 물들고 있다. 발단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청산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미사를 열면서 시작됐다.

◇정의구현사제단, 어떤 조직인가 = 정식명칭은 한국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다. 1974년 7월 23일 지학순 주교가 ‘유신헌법 무효’ 양심선언을 발표한 후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자 젊은 가톨릭 사제들을 중심으로 같은 해 9월26일 강원도 원주에서 결성됐다.

단체의 목적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사제의 양심에 입각해 교회 안에서는 복음화운동, 사회에서는 민주화와 인간화를 위해 활동하는 것으로, 조직은 일정한 틀을 갖추고 있지 않고 회원수도 일정하지 않지만 전국의 사제 가운데 1/3 정도는 활동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4년 민청학련사건으로 구속된 양심수 석방 및 유신헌법 반대운동을 시작으로 민주회복국민운동, 김지하 구명운동, 1964년에 일어난 인민혁명당사건의 진상규명운동, 자유언론실천운동 등에 앞장섰다.

1987년 5월 18일에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축소·조작 및 은폐 사실을 폭로해 전두환 정권의 비도덕성과 사건의 진상을 널리 알리는 한편, 1989년에는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문규현 신부를 파견해 당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대표 임수경과 함께 귀국하도록 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민족 평화통일운동, 국가보안법 폐지운동, 생명평화 운동, 북조선 주민 돕기 운동, 반전평화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가깝게는 2007년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삼성 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을 폭로했으며, 2008년 서울시청 앞 광장 집회를 주도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주장하기도 했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사제단은 최근에 들어서는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나 4대강사업 반대 등 활동을 통해 보수세력의 비판, 진보세력의 지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천주교 내 뉴라이트의 종교조직으로 발족한 한국천주교 나라사랑기도회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편향된 정치개입 vs 정당한 사회문제 인식 = 이번 논란은 지난 22일 사제단 전주교구가 군산 수송동성당에서 박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집전하면서 촉발됐다. 미사를 주관하던 박창신 신부가 “NLL에서 한미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나. 쏴야지. 그것이 연평도 포격사건이다”라고 발언해 큰 물의를 일으킨 것.

사제단은 이에 대해 “일부 사제들의 개인적 의견”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 등은 박 신부와 사제단을 강하게 질타하며 정면대응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도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공세를 쏟아냈고, 새누리당까지 합세해 ‘당정청’이 사제단에 대한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사제단과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민주당 지도부도 박 신부가 했던 ‘논란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해당 발언을 제외한 사제단의 시국미사 취지에 공감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진보성향의 시민들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이 사제단으로서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만큼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7월 브라질 청소년대회에서 사제들에게 “본당과 사제관에서 나와 현장으로 가라”,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자리로 가라”는 선포를 통해 사회문제에 대한 외면을 질타한 것도 이들에게 힘을 싣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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