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흐름을 보면, 이들의 비판은 일리가 있다. KT의 이번 무단 소액결제 사태의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2010년대 '롱텀에볼루션(Long Term Evolution, LTE)' 주파수 할당 때로 돌아가야 한다.
LTE 시대에 들어서 KT는 경쟁사와 달리 LTE용 주파수로 1.8GHz 등 광대역망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現 LG유플러스)은 황금주파수로 여겨지는 800㎒를 활용했다.
KT도 800~900㎒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았지만, 주파수 혼·간섭 문제 등으로 투자에 어려움을 겪어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조기 반납했다.
단순 비교로 광대역 주파수는 회절성 문제로 저대역 주파수와 기능면에서 차이가 있다. 회절은 장애물을 넘어 주파수가 도달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회절할 때 전파의 세기가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때 회절 각도에 따라 상쇄 정도를 좌우한다. 회절각도는 주파수 제곱급에 반비례, 쉽게 말해 고주파는 회절 각도가 작고 저주파는 회절 각도가 크다. 두 주파수의 회절각 차이는 약 1.5배이다. 이런 원리에서 800㎒ 주파수가 1.8㎓ 주파수보다 전달력이 좋고 음영지역이 적다.
이런 이유에서 광대역 주파수가 가진 숱한 장점에도 보완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이를테면, 보다 촘촘한 기지국 설치가 이뤄져야 한다.
KT가 3사 중 설비투자(CAPEX)에 많은 돈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서 KT는 고민에 빠진다. 무한정 기지국 등 설비에 비용을 투자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것이 소형기지국 '펨토셀(femtocell)'이다. 대부분 통신사들이 음영 '보완'을 목적으로 펨토셀을 활용하는 것에 비해, KT는 기지국 대용으로 보다 적극 활용했다. 실제 KT가 보유·활용 중인 펨토셀은 23만여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1만~3만여대를 이용 중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비해 월등히 많다.
정도(正道)는 아니지만, 다루기 쉽고 비용 측면에서 이점이 커 KT에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왔다. 편법을 이용해서라도 경쟁력을 유지하려 했지만, 소홀한 관리로 작금의 무단 소액결제 사태에 이르고 말았다.
최근 업계에서는 KT 가입자를 중심으로 데이터·통신 먹통 등 잦아진 오류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합리적으로 서비스 품질을 보완하려다가 도리어 가입자 신뢰를 저버린 형국이다. 편법을 택한 자의 말로가 아닐 수 없다. 언제부터 국가 기간통신사업자에 이런 식의 '꼼수'가 가능했는지 묻고 싶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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