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노조, 1일 예정된 파업 일정 연기씽크프리의 갑작스러운 단독 합의 원인사측 "경영 환경·조직 특성 다르다" 해명
3일 뉴스웨이 취재에 따르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한글과컴퓨터지회(이하 한컴 노조)는 지난 1일로 예정된 노동쟁의(파업) 일정을 연기했다. 한컴 산하 자회사 씽크프리(Thinkfree)가 지난달 27일 갑작스런 노사 합의로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으면서, 일정에 착오가 생긴 이유다.
한컴 노조는 지난 5월 15일 올해 임단협 최종 결렬을 알리고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당시 임단협 결렬 배경은 '임금인상률'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노조는 최초 7.68%, 회사는 2%를 제시했고 이후 8차례 협의를 거치면서 노조는 7.3%, 회사는 4.3% 수준까지 상호 조율했다.
그럼에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중재 국면으로 넘어갔다. 화섬식품노조 주도로 열흘간 진행된 지노위 중재에서도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대개 노동위 중재는 중윗값에서부터 논의를 진행하는데, 양측 입장 차가 너무 커 합의안을 도출하기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회사 측은 5% 이하 인상률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노위 중재에도 성과가 없자, 노조는 곧장 쟁의(파업) 준비에 돌입했다. 이때 앞선 협상 당시 포함하지 않았던 자회사 '씽크프리'의 쟁의 합류에 대해 논의했다. 씽크프리는 한컴의 완전 자회사로 2023년 10월 4일 한컴에서 분사했다. 분사 당시 씽크프리는 향후 3년간 한컴의 임금 정책을 따르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씽크프리가 쟁의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회사와의 조율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씽크프리 노조는 회사와 접촉해 6월 17일부터 열흘간 조정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한컴은 씽크프리에 돌연 6.7% 인상안을 제시했고, 양측은 지난달 27일 합의했다. 합의된 내용에는 "한컴 임금 협약 결과에 따른 임금인상률을 하회하는 경우 한컴 인상률과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씽크프리 노조 입장에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는 조건이었다.
본사 직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회사가 자회사와 본사 직원 처우를 차별해서 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둔 본사 인원보다 영업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자회사 인원을 더 챙겨주는 회사 행태가 다소 모순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에 사측은 1일 내부 공지를 통해 "씽크프리의 경우 신설 기업인 만큼, 공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한컴 본사 인원의 경우 다른 방식으로 충분히 보상하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씽크프리의 합의가 한컴 전사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컴 관계자는 "한컴과 씽크프리는 경영 환경과 조직 특성이 달라 동일한 근로조건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씽크프리는 설립 초기 회사로서 인력 규모가 작고, 조직 안정화 측면에서 빠른 결단이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컴은 연봉 외에도 분기별 포상과 같은 다양한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만큼, 표면적인 연봉 인상률만으로 실제 받게 되는 전체 보상 수준을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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