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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소재가 무너지면 완성차도 무너진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소재가 무너지면 완성차도 무너진다

등록 2025.07.02 10:14

수정 2025.07.02 10:30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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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산업의 꽃이 완성차라고 했던가요. 하지만 꽃이 피기 위해서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가 튼튼해야 합니다. 아무리 물을 주고 영양제를 넣어도 뿌리가 약하면 결국 꽃은 피지 못합니다.

전기차 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외형의 중심은 완성차지만, 그 아래에는 배터리 셀, 그리고 그보다 더 아래에는 소재·부품이라는 뿌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면, 겉으로 아무리 화려해 보여도 결국 전기차 산업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마치 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속은 텅 빈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처럼요.

한때 우리나라 배터리 시장은 황금기였습니다. 국내 배터리 기술과 제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고,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러브콜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한 분기에만 3조원이 넘는 역대급 매출을 경신하며 전성기를 실감케 했죠.

소재 기업들도 콧노래를 불렀습니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 배터리의 핵심 요소를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도 전기차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당시 환율 상승과 선제적인 원자재 확보 등의 전략이 유효했지만,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력과 설비투자가 빛을 보는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전기차 산업은 이른바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았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리튬과 니켈 등 핵심 원자재 가격도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산 저가 배터리와 소재 제품들도 국내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설 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중국의 입지 확대가 매섭습니다. 소재 부문에서는 지난해 양극재 출하량 상위 5위권을 중국 업체들이 싹쓸이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순위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출하량은 대부분 5~8만 톤 수준에 머물며 점유율이 크게 줄었고, 중국은 저가 공세를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빠르게 넓혔습니다.

음극재 시장에서도 중국의 독점 구조는 더욱 뚜렷합니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음극재 적재량의 95%는 중국 업체들이 차지했습니다. 특히 샨샨, BTR 같은 중국 소재 기업들은 CATL이나 BYD 등 자국 배터리 기업과 우리나라 일부 기업에도 납품하며 사실상 전 세계 주요 고객사를 확보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게 글로벌 톱 10에 이름을 올렸지만, 적재량도 2만4000톤에 불과해 점유율이 미미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위기가 일시적 침체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기차 시장은 이제 실수요 중심의 경쟁 국면에 접어들었고, 중국은 저가 공세와 기술 개발 속도를 높여 전 세계 주도권을 빠르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는 정부의 장기 투자가 절실합니다. 소재 산업은 꽃이 아닌 뿌리입니다. 전기차 산업이 다시 피어나기 위해서는 기술 자립과 공급망 안정화 같은 전략적인 해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입니다. 소재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정부의 투자 결단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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