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익 동반 감소···투자 멈춘 공장, 철수하는 해외리하우스 적자 지속, 디지털 전략은 경쟁사에 밀려고배당 유지 속 자기주식 활용 불투명···시장 신뢰 흔들
한샘은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434억원, 영업이익 64억원, 당기순이익 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7%, 영업이익은 50.4% 각각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80.2% 급감했다.
문제는 이익 감소가 단순한 비용 증가가 아닌 투자 정체와 사업 효율성 저하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주요 생산설비인 3·4공장의 가동률은 62.4%에 그쳤고, 해당 공장의 기계장치 장부가액은 2023년 1분기 398억원에서 2025년 1분기 9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2년간 약 308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특히 최근 1년 동안은 신규 설비 취득이 거의 없었고, 감가상각만 지속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한샘은 지난달 17일 이사회에서 종속회사 Hanssem (China) Interior Co., Ltd.의 지분 매각을 결의했다. 이는 2010년대 중반부터 추진해온 중국 내 확장 전략의 사실상 종료를 의미한다. 해당 법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600만원 수준으로, 실질적인 사업 기반은 이미 무너진 상태였다.
미국과 일본 등 다른 해외법인의 실적 역시 정체됐다. 향후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계획도 미지수다. 투자, 인력 확충, 마케팅 등 글로벌 전개 전략이 실종된 가운데 한샘의 'K-리빙' 수출 모델이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한샘은 공장 가동률과 해외 확장성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 전체 발행주식의 29.46%에 해당하는 693만 주를 자기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보유 비중은 주가 방어와 경영권 안정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실제 활용 방안이 불투명해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내부 지분 장악을 위한 조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샘은 자기주식 활용과 관련해 "소각 여부를 검토 중이며,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사회 기준에서도 처분 또는 활용 계획은 별도로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 2023년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 일부를 최대주주 측이 진행한 공개매수에 응해 처분한 이력이 있어, 향후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샘의 위기는 단순한 경기 불황이나 부동산 침체 때문만은 아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리하우스·홈퍼니싱(B2C) 부문은 2021년 이후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됐으며, 설비 투자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은 지속 중이나, 경쟁사 대비 차별성은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토탈 인테리어 1위'라는 정체성도 과거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구조 전환이나 미래 수익원에 대한 비전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는 가운데, 최근 몇 년간 사옥 매각 등을 통해 조달한 재원을 바탕으로 연간 수천억원 규모의 배당을 이어온 점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단기 회수 중심의 사모펀드식 경영이라는 인식을 낳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은 소비심리 위축, 대형 입주물량 축소 등의 외부 환경 영향과 사업 구조 조정에 따른 일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며 "리하우스 사업 등 향후 한샘의 미래를 이끌 수 있는 사업을 보다 확대해 리뉴얼과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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