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디바이스 결합으로 가파른 성장세상반기 실적 사상 최대, 글로벌 입지 강화 헬스케어 분야 진출로 장기 성장 동력 확보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5938억원, 영업이익은 1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5%, 149%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0%대에 달하며 K-뷰티 업계에서 손꼽히는 수익성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할 때 올해 안에 매출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실적의 중심에는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와 자체 개발 뷰티디바이스가 자리한다. 메디큐브는 단순히 스킨케어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피부 개선 효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기를 결합해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을 만들어왔다. 이른바 '화장품과 기기의 시너지' 전략은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직관적으로 통했고, 온라인 역직구 플랫폼과 현지 유통망을 활용한 공격적 확산으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은 75%를 넘어섰다. 미국 시장이 국내를 제치고 최대 단일 시장으로 부상했으며, 일본과 유럽, 동남아시아에서도 판매가 고르게 늘었다. 이로써 글로벌 소비자 기반이 한층 두터워졌다.
다만 해외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환율 변동이나 글로벌 경기 둔화는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회사는 이에 대응해 기술 내재화와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며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에이피알은 헬스케어 분야로도 시야를 넓히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스킨부스터'와 같은 바이오헬스케어 제품군은 화장품과 의료기기의 경계에 놓인 신흥 영역이다. 화장품에서 디바이스, 다시 의료기기·바이오 영역으로 확장하는 행보는 뷰티를 넘어 헬스케어까지 무대를 넓히려는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반면 과거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경험이 있었던 만큼, 회사는 '패션'이나 기타 소비재 부문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널디 등 기타 사업 매출은 2023년 933억원에서 2024년 716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207억원에 그쳤다. 매출 비율 역시 17.8%에서 3.5%까지 내려앉으며 전성기 대비 존재감이 크게 약해졌다.
그럼에도 에이피알은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균형 차원에서 해당 부문을 일정 부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 공격적 투자가 아니라, 상황에 맞춰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접점을 넓히기 위한 시도도 병행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셀프 포토 스튜디오 브랜드 '포토그레이'다. 직영점과 가맹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회사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다만 셀프 포토 스튜디오가 Z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으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포토그레이는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고 소비자 반응을 직접 확인하는 창구로 의미를 가진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메디큐브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확대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스킨부스터 등 헬스케어 영역까지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며 "패션 사업도 상황에 맞춰 유지하면서 글로벌 뷰티기업으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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