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성과보수 1조645억원···규모 줄었지만 여전히 과다 지급환수 실적은 9000만원 뿐···"금감원, 보수체계 실효성 점검 착수단기실적 위주 성과 평가 지속···"경영진에 책임 물을 수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상장사는 2조원 이상) 금융회사 153곳의 2023년 성과보수 총액은 1조645억원으로 전년(1조1677억원) 대비 8.8%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권의 성과보수가 660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1591억원), 보험(1426억원), 여전사(598억원), 지주사(383억원), 저축은행(44억원) 순이었다.
성과보수 총액은 2021년 1조5931억원, 2022년 1조1677억원, 2023년 1조645억원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1인당 평균 성과보수는 1억39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8.5% 줄었으며, 대표이사는 평균 3억8000만원(-20.3%), 기타 임원 2억원(-17.3%), 금융투자업무 담당자는 9000만원(-32.0%)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이사 보수는 지주사(10억원), 은행(6억원), 보험·금투사(각 4.2억원), 여전사(3.2억원), 저축은행(0.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성과보수 지급 방식은 현금 66.8%, 주식 및 연계상품 20.6%, 기타 12.6%로 구성됐다. 특히 여전사(82.6%)와 저축은행(80.0%)은 현금 비중이 높았고, 지주사(50.2%)와 은행(39.8%)은 주식 등 장기성과 연계상품 지급 비중이 컸다.
이연지급 비율은 평균 52.2%였으며, 저축은행(91.0%), 보험(66.6%), 지주(59.1%), 여전사(50.8%), 은행(49.9%), 금융투자업권(49.0%) 순으로 집계됐다. 전체 금융회사 중 71.2%는 이연기간을 최소 기준인 3년으로만 설정하고 있었고, 4년은 19.6%, 5년 이상은 9.2%에 그쳤다. 평균 이연기간은 은행·지주 3.6년, 금융투자 3.5년, 여전 3.4년, 보험 3.3년, 저축은행 3.2년이었다.
성과보수 조정·환수는 여전히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직·간접 조정 사유 발생 금액은 총 5765억원이었으며, 실제 조정된 금액은 568억원(재산정 322억원, 지급유보 236억원, 환수 0.9억원)에 그쳤다.
성과보수 평가 지표는 수익성(37.0%), 성장성(16.9%), 건전성(16.6%), 소비자 관련 지표(4%) 등 정량지표가 82.4%, 컴플라이언스, 내부회계관리제도, ESG 등 정성지표가 17.6%를 차지했다. 그러나 일부 금융회사는 수익성에만 80% 이상을 배점하거나 장기지표를 아예 반영하지 않아 편중 문제가 지적됐다. 실제로 전체 저축은행의 81.2%, 보험사의 66.6%는 장기 성과지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위원회도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강했다. 보수위원회는 연평균 6.4회 개최됐으며, 회의 참석률은 98.1%, 안건 찬성률은 98.0%에 달했다. 위원회 구성은 평균 3.3명이며, 과반이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그러나 다수 안건을 일괄 처리하거나, 특별성과급 지급 시 리스크 부서의 사전 심의 없이 통과시키는 등 실질적 논의는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검사 지적 사례로는 모 증권사가 PF직원에게 전액 일시 지급하거나, 모 지주가 선언적 규정만 두고 실질 환수 기준을 미비하게 운용한 경우 등이 있다. 또 모 캐피탈은 임원 보수안에 대해 리스크 부서의 검토 없이 형식적으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향후 금융당국은 성과보수 체계 개선을 위해 ▲부동산PF 등 단기 실적 중심 업무에 대해 이연기간과 투자 존속기간 일치 여부 점검 ▲성과보수 조정·환수 기준 및 절차의 내규상 명확화 ▲조정·환수 사유 발생 시 적시 조치 여부 ▲이사회 및 경영진 책임 규명 방안 등을 중점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성과보수가 불합리하게 운영되면 단기성과주의에 빠져 금융회사 건전성뿐 아니라 금융시스템 안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성과보수 체계가 실효성 있게 작동되도록 제도 전반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성과보수 조정·환수 사유 발생에도 과도한 보수가 지급된 경우 이사회 및 경영진에 책임을 묻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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