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09일 금요일

  • 서울 14℃

  • 인천 16℃

  • 백령 16℃

  • 춘천 13℃

  • 강릉 12℃

  • 청주 12℃

  • 수원 15℃

  • 안동 15℃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16℃

  • 전주 17℃

  • 광주 14℃

  • 목포 14℃

  • 여수 15℃

  • 대구 15℃

  • 울산 16℃

  • 창원 17℃

  • 부산 16℃

  • 제주 13℃

오피니언 '외형확장' 끝낸 우리금융, 이제 고객신뢰 키울 차례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이지숙의 금융인사이드

'외형확장' 끝낸 우리금융, 이제 고객신뢰 키울 차례

등록 2025.05.08 10:16

이지숙

  기자

공유

동양·ABL생명 인수로 포트폴리오 강화내부통제 강화로 신뢰 회복 이끌어야

reporter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2일 진통 끝에 동양·ABL생명 인수에 성공했다. 그동안 빈약한 포트폴리오로 4대 금융 중 꼴찌를 도맡았던 우리금융이 중형 보험사를 품으며 도약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민영화를 거치며 굵직한 자회사를 모두 처분해야 했던 우리금융에게 이번 인수합병(M&A) 기회는 무척 소중했다. 앞서 인수를 고려했던 저축은행, 손해보험사 등은 가격 협상 등으로 막판까지 가지 못했으나 동양·ABL생명 딜은 양측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고 인수가격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인수 결정을 내리고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 사태가 터지며 위기를 겪었지만 결국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의 손을 들어줬다. 한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 부당대출 사태를 매섭게 비판하며 자회사 인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지만 고비를 무사히 넘긴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우리금융도 보험사 인수에 대한 자축과 향후 비전을 내세우기보다 내부통제 강화 계획을 설명하는데 더 공을 들였다. 우리금융이 당시 배포한 자료의 대부분은 ▲금융감독원 경영실태평가 조치요구사항 및 이행상황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 혁신방안 ▲그룹 중장기 재무구조 안정화방안이 차지했다.

우리금융 측은 보도자료에서 "금융당국이 면밀한 심사를 거쳐 자회사 편입을 승인해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리며, 향후 혁신방안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자본건전성 강화와 그룹 차원의 시너지 확대를 통해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해 당국과 시장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제 마지막 퍼즐은 우리금융이 장황하게 발표한 계획을 착실히 지키는 일만 남았다. 또한 그 과정에서 실제로 강화된 내부통제가 작동하며 금융사고를 제대로 막아내는지가 중요하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이 제출한 이행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시정명령을 부과할 수 있으며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주식처분명령 부과도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다. 우리금융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자회사로 합류한 보험사를 다시 되팔게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권은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두고 몇년간 조직개편과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지만 최근에도 금융사고는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우리은행 부당대출 사태로 한바탕 소란을 겪은 뒤에도 올해 연초부터 기업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금융사고 공시 대상이 됐다.

금융권에서는 아무리 내부통제 제도를 철저히 갖춰도 개인의 일탈로 벌어지는 사고를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회사 내 견제해야 할 대상들이 서로 공모해 범행을 저지를 경우 시스템 자체가 무력화될 수도 있다.

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사들은 자신의 가장 큰 자산이 '고객 신뢰'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반복된 금융사고는 이를 통째로 흔들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금융사고가 반복된다면 그 금융사에 돈을 맡기거나 빌리는 고객도, 보험에 가입하는 고객도, 카드를 발급하는 고객도 발길을 끊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금융사들이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외형 확장에 성공한 우리금융이 앞으로 '신뢰 확장'에도 성공할 수 있길 바란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