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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백화점은 우왕좌왕

유통·바이오 채널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백화점은 우왕좌왕

등록 2025.05.04 08:00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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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계절별 상품 구성 전면 재조정예년보다 길어진 겨울에 간절기 상품 외면소비 심리 위축과 기후 변화의 이중고

신세계사이먼(대표 김영섭)은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에 대규모 리뉴얼을 거쳐 조성한 실내 쇼핑 공간 'The S Mall(더에스몰)'을 그랜드 오픈했다. 기존 야외형 쇼핑센터의 개방감, 규모감과 함께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실내 쇼핑몰의 쾌적하고 편리한 동선까지 모든 강점을 갖췄다. /사진=신세계사이먼 제공신세계사이먼(대표 김영섭)은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에 대규모 리뉴얼을 거쳐 조성한 실내 쇼핑 공간 'The S Mall(더에스몰)'을 그랜드 오픈했다. 기존 야외형 쇼핑센터의 개방감, 규모감과 함께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실내 쇼핑몰의 쾌적하고 편리한 동선까지 모든 강점을 갖췄다. /사진=신세계사이먼 제공

백화점 봄옷 매장이 반팔 옷으로 채워지고 있다. 트렌치코트는 매장 한켠으로 밀려났다.

예년보다 길어진 한기를 피해 소비자들이 간절기 의류를 건너뛰고 여름 상품을 먼저 찾고 있다. 봄옷 매출이 채 오르기도 전에 시즌이 지나가면서 백화점 업계도 판매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16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23월 롯데백화점의 패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신세계는 0.9%, 현대백화점은 0.2% 오르는 데 그쳤다. 예년 67%에 달하던 평균 성장률과 비교하면 사실상 제자리 수준이다.

보통 간절기 상품은 2월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돼 3월에 매출 정점을 찍는다. 그러나 올해는 입춘 이후에도 강추위가 이어졌고, 3월에도 눈과 한파가 반복되며 계절 흐름이 무너졌다. 4월~5월에도 기온이 쉽게 오르지 않았고,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봄 소비 타이밍이 흐트러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국내 계절 구조는 급격히 변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은 점점 길어지고, 봄과 가을은 사라지듯 짧아지고 있다. 사계절이 아닌 양계절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가시화되면서, 계절별 판매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겨울옷 수요가 다시 늘었지만, 판매는 대부분 이월상품에 집중됐다. 가격 경쟁력이 낮은 재고 상품이 팔리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는 미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온은 겨울인데 매장은 봄, 소비는 여름을 향해 있다"며 "옷도, 시점도 안 맞는 장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후 변화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소비심리도 얼어붙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2.2% 줄었다. 이는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3.2%)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가 3.7% 줄며 전체 감소세를 이끌었다. 업계에선 "통계로도 드러나듯,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는 분야가 바로 패션"이라고 말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백화점 업계는 기존 4계절 상품 전략을 유연하게 바꾸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 주요 패션 협력사, 한국패션산업협회, 자사 바이어 등 20여 명으로 구성된 '기후변화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간절기 상품의 비중을 줄이고 여름 상품 물량을 확대했으며, 신상품 출시 시점도 앞당겼다. 특별 세일이나 출시 일정 조정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도 사계절 기획 체계를 유동적으로 전환 중이다. 신세계사이먼은 날씨 영향을 덜 받는 실내형 아웃렛 '더에스몰(The S Mall)'을 최근 선보이며 오프라인 매장의 환경 제약을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계절을 기준으로 장사하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날씨에 맞춰 실시간 대응하지 않으면 실적 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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