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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이재현, 왜 일본 택했나···"CJ올리브영 'K뷰티 교두보'로 집중 육성"

유통·바이오 패션·뷰티

이재현, 왜 일본 택했나···"CJ올리브영 'K뷰티 교두보'로 집중 육성"

등록 2025.04.09 15:47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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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제품·글로벌몰 매출 폭발···올리브영, K뷰티 대표주자로 일본 정조준식품·콘텐츠·뷰티 삼각 포트폴리오 완성 노리는 CJ, 일본 현지화 승부수

이재현 CJ그룹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이재현 CJ그룹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 첫 글로벌 행보의 목적지로 일본을 택했다. 단순한 사업 점검 수준이 아니라, 그룹 차원의 해외 확장 전략에서 일본이 갖는 중요도를 확인하고, 이를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위한 '시장 테스트베드 겸 거점 확보' 성격의 행보였다.

현재 일본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다시 거세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K뷰티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실제 한국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일본의 최대 화장품 수입국으로 자리잡았고, 이는 K뷰티 브랜드의 상품성과 브랜드력이 현지 소비자에게 설득력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지리적 근접성과 유사한 소비 문화까지 더해지면서, 일본은 CJ 입장에서 가장 리스크 대비 효율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이 회장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도쿄를 방문해 CJ올리브영, CJ ENM 등 주요 계열사의 현지 사업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김홍기 CJ 대표, 이석준 미래경영연구원장, 윤상현 CJ ENM 대표 등 그룹의 전략·콘텐츠 라인을 책임지는 주요 인사들이 동행했으며,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는 화상 회의로 유통 파트너와의 협의에 참여했다.

현지 유통 채널 관계자들과의 미팅에서 이 회장은 "일본 내 한류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K컬처 글로벌 확산의 결정적 기회"라며 "CJ올리브영이 일본 시장 내 입지를 확보하고 현지화 전략을 정교하게 가다듬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진출이 아닌, 지속 가능한 유통망과 로컬 소비자 기반 확보를 중심에 둔 행보로 풀이되는 이유다.

CJ올리브영은 일본을 글로벌 전략국가로 선제 지정하고, 2023년 5월 일본 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어 2024년 초에는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운영 자금 확보 및 현지 영업 인프라 구축에 힘을 실었다.

성과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올리브영 글로벌몰의 일본 매출은 전년 대비 258% 급증했다. 이는 단순한 수출 채널이 아닌, 현지 소비자의 반복 구매 수요가 정착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또한 올리브영이 보유한 10여 개의 PB(자체 브랜드) 역시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이오힐보, 웨이크메이크, 컬러그램, 필리밀리 등 주요 브랜드는 일본 현지의 주요 이커머스 채널(라쿠텐, 큐텐)뿐 아니라 로프트·플라자 등 오프라인 매장에도 진출했다. 이들 브랜드는 2020~2023년 일본 내에서 연평균 125%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단순 진출을 넘어 '시장 안착'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CJ올리브영은 앞으로도 PB 제품의 오프라인 입점을 늘리는 동시에, 글로벌몰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등 온·오프라인 융합형 성장 전략을 지속 전개할 계획이다.

CJ그룹은 이번 이 회장의 일본 방문을 통해 식품(CJ제일제당), 콘텐츠(CJ ENM), 뷰티(올리브영)로 이어지는 삼각 포트폴리오의 정비를 마무리하고, 일본을 아시아 확장의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청사진을 더욱 명확히 드러냈다.

CJ제일제당은 이미 일본에서 비비고 만두, 김밥 등 간편식(HMR) 중심의 시장 공략에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K푸드에 대한 인지도가 한류의 외연 확장과 함께 꾸준히 상승 중이다.

CJ ENM은 2019년 일본 대표 연예기획사 요시모토흥업과 함께 합작법인 '라포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JO1, INI 등 아이돌 그룹을 성공적으로 론칭했고, 최근에는 일본 지상파 TBS와 손잡고 서바이벌 예능 '무한루프'를 공동 제작하면서 콘텐츠 유통 채널도 넓히고 있다. CJ ENM이 단순 콘텐츠 수출이 아닌 'K팝의 현지화 생태계(MCS: Music Creative eco-System)' 구축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 단일 시장 이상의 전략적 가치가 있다.

이번 출장에서 이 회장은 TBS홀딩스 사사키 다카시 회장, 이토추상사 오카후지 마사히로 회장, 미즈호금융 이마이 세이지 회장 등 일본 재계 핵심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콘텐츠·유통·금융 전방위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CJ 관계자는 "이번 일본 방문은 단기 수익성보다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있었다"며, "CJ는 현장 중심의 글로벌 경영을 통해 아시아 시장을 넘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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