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 여름휴가 인기 1위 내줘SNS 통한 대지진 괴담·실제 재난 영향업계, 안전 상황 모니터링·대응책 마련
1일 업계에 따르면 무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됐지만 일본은 오히려 예약률이 하락세다. 코로나19 이후 단거리 해외여행지 중 가장 빠르게 회복했던 일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름철 인기 여행지 1위를 지켰지만 올해는 동남아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국내 여행업계로서는 수익성이 안정적인 일본 노선의 약세가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지는 만큼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 수치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확인된다. 롯데멤버스가 자사 리서치 플랫폼 '라임(Lime)'을 통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여름휴가 기간 해외여행지로 일본을 선택한 비율은 30.4%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34.2%로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동남아(30.8%)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일본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로는 '7월 대지진설이 돌아 불안해서'(43.6%)가 가장 많았고, 이어 '태풍 등 날씨 불안정'(22.7%), '대체 지역이 더 매력적이어서'(14.1%) 순이었다.
특히 7월 대지진설은 단순 루머가 아닌 실제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줄 만큼의 파급력을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62.4%가 대지진설이 여행지 선택에 "영향이 있었다"고 답했으며, 20대(72.4%)와 30대(65.9%) 등 젊은 층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해당 괴담은 1999년 출간된 일본 만화 속 '7월 5일 대지진'이라는 설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예언했다'는 소문과 맞물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다.
현실적인 악재도 더해졌다. 지난달 30일 러시아 캄차카반도 동해상에서 규모 8.7에 달하는 초강진이 연이어 발생해 일본 전역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일본 태평양 연안에 최대 3m 규모의 쓰나미가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일본 정부는 홋카이도부터 규슈까지 전 지역에 긴급 대피령과 함께 해안 접근 금지를 권고했다. NHK는 "반복적인 쓰나미가 닥칠 수 있다"며 바다 접근 자제를 강력히 촉구했다.
잇따른 지진 이슈가 여행 심리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현장에서도 일본 수요 위축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OTA(온라인 여행사) 플랫폼과 주요 여행사에는 일본 지역 예약 취소 및 일정 변경 문의가 전주 대비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홋카이도, 도호쿠, 간토 등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타격이 큰 상황이다. 일본은 비행 시간이 짧고 일주일 미만의 일정이 가능해 여름철 단기 휴가지로 각광받아 왔지만 지진과 쓰나미에 대한 경계심이 심리적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여행사들은 아직까지 대규모 취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8월 일본 예약은 전년 대비 다소 둔화된 모습"이라며 "다만 일본은 출발일 임박 시점에 예약이 몰리는 특성이 있어, 회복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노랑풍선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현재 일본 지역 8월 출발 일정과 관련한 안전 문의는 7월보다 증가한 상황"이라며 "최근 기상 이슈 관련 언론 보도 이후 일부 고객 문의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지금은 출발일이 임박해 위약금이 발생하는 시기여서 예약 취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고객들도 현지 상황이 관광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지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 시 일정 조정 또는 대체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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