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비 부담 속 적자 기록, IPO 무산 후 인력 감축 전개 플랫폼 수익모델 한계 드러나···비플레인 해외 매출 희망 최대주주 지분 매각·자회사 분리 검토 등 경영 쇄신 시도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해글로벌의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은 824억원으로 전년(516억원) 대비 약 60%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화해 앱 내 광고 매출은 157억원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고 커머스 매출(26억원)과 자체 브랜드인 비플레인 매출(639억원)도 각각 성장했다. 특히 비플레인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75% 늘어나며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비용은 수익보다 더 가파르게 늘었다. 2024년 판매비와 관리비는 573억원으로, 매출총이익(545억원)을 초과했다. 고정비 부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93억원에 달했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5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결과적으로 화해글로벌은 영업손실 27억원, 당기순손실 2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자산총계 350억원, 부채총계 425억원으로 자본총계는 –7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플랫폼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실제 화해 앱의 광고 매출은 전년대비 성장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전체의 19%에 불과하다. 사용자 트래픽에 비해 수익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플랫폼 비즈니스임에도 광고 중심의 수익 기반이 약하다는 점에서 플랫폼으로서의 본질적 경쟁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제기된다.
2021년부터 추진했던 IPO 무산도 회사에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화해글로벌은 기술특례 상장을 목표로 개발직 위주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섰고 2023년에는 임직원을 230명까지 늘렸다. 그러나 화해글로벌은 2023년 6월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불과 두 달 만에 IPO를 자진 철회했다.
IPO를 준비하며 빠르게 늘린 인력과 고연봉 체계는 결국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고정비 부담으로 남았다. 이후 조직 슬림화에 나서며 인력을 절반 가까이 줄였지만 2024년에도 인건비는 전년보다 오히려 증가해 선제 투자의 후유증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화해글로벌 내부에서는 경영진이 명확한 수익화 전략 없이 과거 성과에 안주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글로벌 확장을 돌파구로 내세우지만 조직 개편이 반복되고 리소스 배분도 미흡해 구성원 사이에서는 체계 부재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 직원은 "글로벌 진출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면서도 정작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나 지원 체계가 부족하다"며 "조직 개편이 수차례 반복되는 등 내부 운영도 불안정해 회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익성 문제는 자회사 정리와 경영권 매각 시도로 이어졌다. 최대주주인 KIS정보통신은 지난 2월 화해글로벌 지분 51.34% 매각을 공식화했고 자회사 '모먼츠컴퍼니'의 분리 매각도 검토 중이다. 현재 복수의 투자사와 접촉하며 주관사 선정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모먼츠컴퍼니는 화해글로벌이 보유한 100% 자회사로, 스킨케어 브랜드 비플레인(bplain)을 운영 중이다. 민감성 피부에 특화된 저자극 성분을 앞세워 국내외 소비자층을 확보했고 특히 일본·미국을 중심으로 한 D2C(직접판매) 채널을 통해 수출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2024년 별도 기준 매출은 약 550억원, 순이익은 12억원으로, 화해글로벌 전체 연결 매출(824억원)의 약 67%를 차지할 만큼 핵심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화해글로벌은 현재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 재편과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모먼츠컴퍼니가 브랜드 단독 운영이 가능한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 있는 만큼 외부 매각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화해글로벌 측은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 인력 확보를 위해 2021년부터 대규모 채용을 진행한 결과, 인건비가 급증해 적자가 발생했으나, 지난해 조직 슬림화를 단행해 올해는 수익 구조가 안정되고 있다"며 "에비타(EBITDA) 기준 적자 폭은 2023년 대비 96% 개선된 5억원 수준이며, 올해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해 글로벌웹의 트래픽 성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도 확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광고·커머스 매출 또한 증가세가 기대된다"며 "K-뷰티 브랜드와 글로벌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으로 기능을 더욱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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