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TC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협력 체결차세대 반도체 기술 통해 초격차 유지 목표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YMTC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특허 계약을 맺었다. 이미 CMOS 이미지센서 등에 상용화된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들의 전기적 연결을 위해 붙이는 전도성 돌기인 마이크로 범프(Bump)를 없애 칩 사이 간격을 더욱 좁힐 수 있는 기술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로 낸드를 400단 이상 쌓으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단수가 높을수록 선단 제품으로 분류된다. 대표적으로 AI(인공지능) 효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에 쓰인다. 삼성전자는 이 시장 최강자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지난해 3분기 점유율은 35.2%나 된다. 이는 SK하이닉스(20.6%), 일본 키옥시아(15.1%)를 크게 앞지른 수치다.
키옥시아에 이어 미국 마이크론(14.2%), WDC(웨스턴디지털. 10.7%)가 이름을 올렸으나 YMTC 이름은 없었다. 사실상 남은 기타(4.1%)로 분류된 것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초격차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후발주자의 특허 사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10월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이 꼽은 최우선 과제는 근원적 경쟁력 복원이었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낸드의 단수가 높을수록 전원 공급이 원활하지 않거나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나오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500단 낸드는 소자를 하나의 웨이퍼에 쌓을 수가 없어 웨이퍼끼리 쌓는 방식이 필요한데 이때 필요한 기술이 하이브리드 본딩"이라고 말했다.
이어 "낸드는 D램 대비 기술장벽이 낮아 중국 업체가 빨리 따라온 것 같다"며 "(삼성전자가 YMTC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면 기술적 파급 효과와 비용 등 중장기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쟁사들은 기술력을 빠르게 높이며 삼성전자를 뒤쫓고 있다. 삼성전자가 작년 4월 업계 최고층인 286단 낸드를 선보인 이후 SK하이닉스는 같은 해 11월 321단 낸드 양산 소식을 알렸다. 최근 YMTC는 294단 낸드를 양산했고 키옥시아는 332단을 쌓았다고 밝혔다. 키옥시아 낸드는 시제품 단계지만 단수로는 역대 최고 높이다.
키옥시아에 따르면 이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33% 높아졌다. 또 전력 소모와 출력을 각각 10%, 34% 줄여 고성능·저전력을 구현했고 비트 밀도도 59% 향상됐다. 히데시 미야지마 키옥시아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새로운 기술이 SSD를 포함한 대용량, 고속, 저전력 소비 제품을 가능하게 하고 AI 개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HBM(고대역폭메모리)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HBM은 D램을 쌓은 후 실리콘관통전극(TSV)을 이용해 칩들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데 단수가 높을수록 정해진 규격대로 만들기가 어려워 하이브리드 본딩이 필수적으로 쓰이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이를 20단 이상을 위한 기술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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