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먹통 사태···美 현지 소비자 불만 이어져SDV 생태계 확장 노력···아이오닉9 등 구독서비스 확대'디지털화' 안전·신뢰 우려···수익 노린 구독료 거부감도
커넥티드 카 서비스는 자동차에 정보통신기술(IT)을 융합,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차량 제어, 차량 관리 등을 가능하게 한 서비스로, 현재 현대차 블루링크(Bluelink), 기아차 유보(UVO),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GCS)가 운영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발생한 현대차 블루링크 먹통 사태가 5일 이상 지속되고 있다.
블루링크는 현대차에 탑재되는 텔레메틱스 서비스로 차량의 원격 제어, 차량 진단, 운행 정보 제공, 디지털 키 등으로 사용된다. 단순한 기능을 넘어 네비게이션과 음악·영상 스트리밍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대차 블루링크 관련 키워드는 지난 일주일간 구글 트렌드 급상승 검색어 '1~4위' 상위권을 모두 차지할 정도로 이슈가 되고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공지를 통해 "'기술적 문제'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시스템 전반적인 안정성과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 2023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중 최초로 미국에서만 2024년형 신차를 산 고객에게 블루링크를 평생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기존엔 3년 동안 무료로 제공한 뒤 월 9달러90센트의 비용을 받았다. 국내에선 5년간 무료 이용 뒤 월 1만1000원을 내야 한다.
국내 소비자들과의 '형평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커넥티드 기술을 앞세워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무료'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하지만 야심찬 행보와 달리 이번 먹통 사태는 '신뢰 회복'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남기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에 한 미국 사용자는 "중고차 대신 신차를 산 이유가 블루링크 때문인데 충격적"이라며 "전혀 작동하지 않고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 9일 처음 문제가 제기된 이후 현대차의 후속조치에도 불구하고 나흘이 지난 현재까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가 미국에 블루링크를 무료로 푼 또 다른 이유는 운행 데이터 확보 때문이다. 올해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블루링크 사용 확대가 필수라는 계산에서다.
올해 현대차는 신차를 출시하며 블루링크를 활용한 구독서비스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SDV 시대를 여는 첫 차량으로 평가받는 아이오닉9의 경우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에서 최초로 공개할 만큼 올해 미국 시장의 주력 차종으로 꼽힌다.
하지만 불안정한 서비스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도가 높은 상황에서 구독료 거부감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SDV전환을 가속하고 있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요소가 품질"이라고 강조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커넥티드 기능이 들어오면서 자동차를 이용하고 관리하는 게 굉장히 쉬워졌지만 이따금씩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문제로 인한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향후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기에 앞서 돈이 아깝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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