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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찻잔속 태풍에 그치지 않으려면

증권 증권일반 토종 행동주의 명과암

찻잔속 태풍에 그치지 않으려면

등록 2024.04.01 07:45

임주희

  기자

트러스톤자산·얼라인파트너스, 사외이사 입성 등 성과 내차파트너스·안다자산운용, 제안 모두 '부결' 수모 겪기도

찻잔속 태풍에 그치지 않으려면 기사의 사진




올해도 행동주의펀드들의 움직임이 주주총회 시기에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에 3명의 이사를 제안해 모두 이사진에 입성시켰으며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금융지주에 주주제안 사외이사 선임을 성공시켰다.

몇 년간 지속적인 노력으로 주주제안에 성공한 펀드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의문을 갖게 하는 펀드들도 적지 않다. 일부 개인주주들을 대변하거나 소수 지분으로 기업에 과도한 요구를 하는 펀드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토종 행동주의펀드들이 힘을 얻는 상황에서 이익을 얻기 위한 '도구'로 전락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칫 기업경영을 견제해 가치를 높히고 장기투자를 이끌어내려는 의도고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행동주의펀드는 외국계 기업들이 주를 이뤘다. 국내에서 행동주의펀드가 이목을 끈것은 지난 2005년 일명 '장하성 펀드'이다. 이후 일명 '강성부펀드(KCGI)'도 한진그룹 오너가와 지분 싸움을 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8년 KCGI는 한진그룹 오너가가 일으킨 사태로 인해 기업의 주가가 하락한다며 계열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 9%를 확보,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하지만 2020년 반도건설, 조현아 전 사장등과 '3자 연합'을 결성하면서 '명분'이 퇴색됐다. 결국 2021년 '3자 연합'이 해제되고 2022년 2월 사측에 정관변경과 사외이사 후보 선임을 제안했지만 모두 부결되는 결과를 얻었다. 결국 KCGI는 2022년 3월 호반건설에 지분을 매각하며 수천억원의 이득을 챙기는 것으로 한진그룹과의 싸움에 막을 내렸다.

이후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를 상대로도 주주행동에 나섰지만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UCK)이 제시한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주당 가격 19만원)에 나서자 바로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결정했다.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경우 향후 선관주의 의무에 반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KCGI의 엑시트를 두고 시장에선 의견이 분분했다. 한국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 나섰다고 하지만 결국 행동주의도 펀드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에 정점을 찍은 것은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다. 지난해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며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나서며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웠었다. 겉은 행동주의였지만 속은 공격적인 M&A였다.

이렇다보니 올해엔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도 벌어졌다. 올해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우며 자사주 소각과 사외이사 추천에 나섰다.

차 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보유하기 보다는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에게 자격을 위임받아 회사 압박에 나섰다. 차파트너스가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주식은 지난 2월 기준 7179주에 불과하다. 지분으로 따지면 0.03%이다. 박철완 전 상무와 특별관계자를 형성하며 지분율을 10.88%까지 높이면서 되려 개인 주주를 대변하는 창구가 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안다자산운용도 삼성물산을 상대로 주주제안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제안한 안건이 모두 '부결'되면서 패배를 맞봤다. 안다자산운용은 시티오브런던,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 등 5개 해외 행동주의 펀드와 연합해 삼성물산에 배당액을 보통주 1주당 4500원으로 올리고 5000억 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라고 제안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경영상 부담이 되고 성장을 위한 재원 확보에도 제약이 있다라고 반박, 결국 주주들은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등장해 기업들을 견제하고 가치를 높인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고,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기업에 과한 요구를 하거나 특정인을 대변 하는 식은 앞으로도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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