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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엔터 포털' 꿈꾸던 카카오 김범수, 마지막 퍼즐에 발목

IT 인터넷·플랫폼

'엔터 포털' 꿈꾸던 카카오 김범수, 마지막 퍼즐에 발목

등록 2023.10.20 17:16

임재덕

  기자

금감원 특사경, 23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출석 통보SM 인수전 시세 조종 의혹···실무진 대화 내용 확보업계선 "엔터 포털 구현하려는 조급증이 부른 사태"

엔터테인먼트 기반 인터넷 생태계를 꿈꾸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꿈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봉착했다. 마지막 퍼즐로 꼽히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의 시세조종 의혹 배경에 전사적인 개입이 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며, 금융감독원 수사를 받게 됐다.

업계에서는 '한국판 디즈니'를 꿈꾸던 김범수 창업자의 조급함이 불러온 패착이라고 분석한다.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하는 금융감독원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게 오는 23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하는 금융감독원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게 오는 23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전날 김 창업자에게 오는 23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SM엔터 인수를 놓고 카카오와 하이브 사이에 벌어졌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 조종이 있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앞서 지난 2월 하이브가 주당 12만원에 SM엔터 주식에 대한 공개 매수를 선언한 직후 SM엔터 주가가 급등하면서 하이브가 지분 확보에 실패했다. 금감원은 카카오가 2400억원을 투입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혐의로 조사를 받아오던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전날 구속됐다. 특사경은 이에 더해 카카오 실무진들의 휴대전화에서 주가 조작을 공모하는 대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김 창업자가 시세조종을 보고받거나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한다. 앞서 지난 8월에는 김 전 의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분석 작업을 벌여왔다.

김범수 창업자는 이해진 현(現)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창업자)와 NHN 공동대표 시절인 2002년부터 엔터테인먼트 포털의 큰 그림을 그렸다. 당시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인터뷰 기사에서 "내년엔 엔터테인먼트를 큰 축으로 갈 계획"이라며, 이런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검색 중심의 포털 청사진을 그린 이해진 창업자와 결별한 뒤 김범수 창업자는 2006년 카카오의 모태가 되는 아이위랩을 설립하면서, 이 꿈을 실현해 나간다. 2010년부터 카카오 브랜드를 살려 ▲아지트(마이크로 카페) ▲카카오톡(모바일 메신저) ▲카카오수다(마이크로 블로그)를 선보였는데, 카카오톡이 대박을 터뜨려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 3월에는 기존 카카오페이지와 합치며, 김범수 창업자의 큰 꿈인 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한다. 2015년엔 CJ 미래전략실 배재현 부장을 '빅딜팀장'으로 영입했다. 배 팀장은 이듬해 음원 서비스 '멜론'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데 일조했고, 카카오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그 후 배재현 팀장은 카카오 미래사업의 중추로 도약한다. 2018년엔 투자전략실장에 올랐고, 2020년엔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이름을 올린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하이브를 제치고 SM엔터를 인수하는 데 큰 공을 세우며, 투자총괄대표·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김범수 엔터 사업의 행동대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실상 SM엔터 인수는 김범수 창업자의 '엔터테인먼트 포털' 청사진의 마지막 퍼즐로 꼽혔다. 그렇다 보니 인수 초반 우세했던 하이브의 기세를 꺾고자 무리수를 던진 게 이번 사태의 원흉이 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멜론과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시너지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려는 조급함이 이런 사태를 야기한 게 아닌가 싶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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