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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1조8000억' 상생안 내놓은 카드사들···2분기 실적 '암울'

금융 카드

'1조8000억' 상생안 내놓은 카드사들···2분기 실적 '암울'

등록 2023.07.20 14:01

이수정

  기자

1분기 실적 급감한 데 이어 2분기도 어려울 듯삼성카드, 2Q 순익 전년 比 10% 내외 감소 전망올해 하반기부터 카드채 만기도래액도 늘어나

그래픽=박혜수 기자 sh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shpark@

금융당국 상생 금융 기조에 조 단위의 금액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카드사들의 속이 쓰리다.

지난해 대비 순이익은 뚝 떨어진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지난해 급격히 상승했던 금리가 진정되는 모양새이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카드채 만기도래액이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비용 부담도 증가할 전망이다.

20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2200억원), 현대카드(6000억원·현대커머셜 포함), 롯데카드(3100억원), 신한카드(4000억원), 하나카드(3000억원)가 상생 금융으로 내놓은 금액은 1조8300억원이다. 지난달 우리카드가 선제적 상생 금융 지원책을 발표한 뒤 잇따른 결과다.

카드사들은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채무 정상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취약계층 지원방안을 내놨다. 대부분 골자는 저소득 차주나 소상공인들의 대출금리를 기존보다 크게 할인(4~20%포인트 수준)하고 상환 유예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전세사기 등 최악의 상황에 있는 고객 채무는 최대 70%까지 감면하겠는 약속도 나왔다.

종합적으로 카드사들이 취약 계층에 지원하는 금액은 2조원에 육박하는데 이는 추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생 금융에 참여하지 않은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역시 추가적인 지원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이 상생 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데다 이미 카드사 절반 이상이 참여하면서 사실상 '의무화' 돼버려서다.

이에 일각에선 볼멘소리도 나온다.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의 실적이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상생 금융 부담까지 떠안았다는 것이다.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들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5% 줄어든 5866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 카드사들의 실적 감소는 30% 이상으로 집계됐다. KB국민카드는 전년보다 31% 감소한 820억원, 우리카드는 순이익 4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46.3% 줄었다. 롯데카드는 544억원으로 40.5% 감소, 하나카드는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3% 급감했다. 단순 순이익 규모로만 보면 중소형사는 일 년 치 실적보다 더 많은 액수의 상생 금융 지원책을 발표한 셈이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까지 업황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카드 업계 2위 사이자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실적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의 삼성카드 실적 전망 자료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151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14억원 줄어든 것이다. 다만 이는 기존 삼성카드 2분기 순이익 추산치(1440억원)보다는 다소 개선된 수치다. 그러나 올해 삼성카드의 총순이익은 5400억원으로 추정돼 전년(6220억원)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4년은 5410억원, 2025년은 5300억원 수준으로 향후에도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NH투자증권 역시 삼성카드 2분기 순이익은 1390억원, 3분기는 1330억원으로 추정해 각각 전년 대비 10.3%, 5.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총순익은 5170억원, 2024년은 3840억원으로 추산하면서 업황이 계속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는 카드사 유동성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가는 금리 상승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가계 소비 여력이 줄어든 가운데 카드사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 정책까지 겹치면서 여신업권의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카드채 만기도래액이 크게 늘어나 유동성 수급 측면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내수가 회복되더라도 가맹점 수수료 역마진 구조 탓에 수익 증가도 당장은 어렵다. 실제 대형 가맹점을 제외한 92% 가맹점에서 카드사들이 기록한 적자는 1300억원을 넘어서는 실정이다. 대출 연체율이 오르면서 대손충당금이 증가한 것도 수익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카드 업계 업황이 단기간 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해외 사업, 비용 절감, 지속적인 새로운 수익원 창출과 더불어 가맹점 수수료 개편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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