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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3번째 CEO 교체 나선 솔리다임···적자 줄이기 '안간힘'

산업 전기·전자

3번째 CEO 교체 나선 솔리다임···적자 줄이기 '안간힘'

등록 2023.05.16 15:40

이지숙

  기자

대규모 적자에 잦은 CEO 교체 주목1분기 美 낸드법인 적자 8559억원양사 간 역량 결합·시너지 창출 최선

SK하이닉스에 인수된 뒤 적자 수렁에 빠진 솔리다임이 CEO 교체로 실적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모습이다.

솔리다임은 11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로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과 데이비드 딕슨 솔리다임 부문장을 신규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16일 밝혔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10조3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신설된 미국 자회사다.

2021년 12월 이후 3번의 CEO 교체···'리더십 리스크'
지난해 10월부터 새로운 CEO를 꾸준히 물색해온 솔리다임 이사회는 사업 최적화와 데이터센터 SSD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노 사장과 딕슨 부문장을 적임자로 판단했다.

노종원 솔리다임 대표이사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에서 일하며 사업전략 수립, 인수합병(M&A) 등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연말부터 솔리다임 최고사업책임자(CBO)를 맡아 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과 대외 파트너십 업무를 주도해왔다.

딕슨 대표이사는 인텔에서 28년 간 경력을 쌓은 기업용 SSD(eSSD) 전문가다. 그는 최근까지 솔리다임의 데이터센터 그룹을 이끌며 SSD 개발 전략 수립과 상품 기획을 맡아왔다.

3번째 CEO 교체 나선 솔리다임···적자 줄이기 '안간힘' 기사의 사진

솔리다임 CEO 교체는 2021년 12월 SK하이닉스에 인수된 뒤 벌써 세 번째다. 초대 CEO로는 인텔에서 비휘발성메모리(NVM) 총괄책임이던 롭 크룩을 선임했으나 약 11개월 만에 회사를 떠났다. 초대 이사회 의장을 맡은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도 취임 10개월 만에 교체됐다.

이후 SK하이닉스는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솔리다임 CEO를 겸직하는 대행체제에 돌입했다. 이사회 의장도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직접 맡으며 솔리다임 내 SK하이닉스 영향력을 키우는 모습을 보였다.

곽 사장 대행체제 7개월 만에 SK하이닉스는 또 다시 CEO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이번 인사에 대해 "기업용 SSD에 강점이 있는 솔리다임의 사업과 기술력에 정통한 두 경영자를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한 만큼, 양사 간 역량 결합과 시너지 창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양사 통합 제품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해 고객들에게 더욱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美 낸드 법인 대규모 적자···M&A 역효과에 시름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후 반도체 업황이 다운턴으로 변화며 실적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 1분기 기준 솔리다임을 포함한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 법인(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의 순손실은 85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약 7000억원 늘어났다. 지난해의 경우 미국 낸드 법인 순손실은 3조3257억원에 달했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는데 너무 큰 자금을 사용한 것이 결국 메모리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수 있는 캐팩스를 감소시킨 영향이 분명히 있다"면서 "반도체 업계 전체가 향후 1년간은 불황의 터널을 거쳐야 하는데 이 같은 부분은 더욱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통해 SSD 시장 입지 강화를 노렸다. 기존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부는 모바일 제품에만 강점을 지녔으나 솔리다임은 기업용 SSD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어 중복사업 없이 낸드 사업부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약 10%였던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7.1%로 상승했고 순위도 업계 5위에서 3위로 점프했다.

단 덩치가 커진 만큼 재고 부담도 늘어났다. 더욱이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후 낸드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일부에서는 '역효과'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독과점 시장인 D램과 달리 6개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는 낸드 시장의 경우 가격 탄력성이 더욱 민감한 편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시장이 약세이고 솔리다임 인수합병 비용이 발생해 당분간 낸드 사업이 어려울 것"이라며 "솔리다임 인수 첫해인 지난해 회사 출범 비용으로 비경상적 비용이 발생했다. 전사 차원에서 자본적 지출을 관리하고 인텔 낸드 부문과 조직을 간소화해 비효율적인 중복 비용을 없애겠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반도체법에 따른 '중국 리스크'도 약점으로 꼽힌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로 절대적인 차입부담이 증가한 상황에서 중국 내 생산설비 비중이 경쟁사 보다 높아 규제 영향이 빠르게 가시화될 경우 재무안정성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낸드 글로벌 2위인 일본 키옥시아와 4위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합병도 변수로 떠올랐다. 양사간 합병할 경우 단순 점유율 합계는 35.2%로 현재 1위 삼성전자(33.8%)를 뛰어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선두 업체와 점유율 좁히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셈이다.

단 SK하이닉스가 상당한 수준의 키옥시아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합병의 키'를 쥘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교수는 "낸드 플래시의 경우 중국 YMTC도 애플에 제품의 공급할 만큼 기업간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양사간 합병은 이미 오래된 이슈인 만큼 실제 합병 작업이 끝나봐야 국내 업체들의 영향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국내 업체들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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